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두산과 LG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빛낸 주인공은 역시 크리스 플렉센(25)이 아닐까. 플렉센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준플레이오프 LG와의 1차전에서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무결점 호투를 보여줬다.
플렉센의 매력이자 장기인 강속구는 LG 타선을 꽁꽁 얼어 붙게 만들었다. 최고 구속은 155km까지 나올 정도였고 150km 이상 강속구가 여러 차례 포수 미트에 꽂혔다. 탈삼진만 무려 11개였다. 두산이 4-0으로 승리하는데 있어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다.
플렉센은 6회초 로베르토 라모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마운드에서 덕아웃으로 향하던 그는 두 팔을 번쩍 들며 '포효'했다. 선수의 제스처에 팬들은 열광할 수밖에 없다. 관중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다행히 플렉센의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플렉센이 포효한 것은 자신이 중요한 순간을 이겨낸 기쁨을 표출하는 한편 팬들과 함께 호흡하려는 의도였다.
"솔직히 조금 정신을 잃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6회가 중요한 이닝이었는데 잘 마무리하고 내려와서 여러가지 감정이 들었다. 팀에 용기를 북돋아주고 싶었고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돌려드리고 싶었다"라는 게 플렉센의 말이다.
플렉센의 동작과 시선은 분명히 관중들을 향하고 있었다. 그래서 팬들이 반응한 것이다. 평소 같으면 팬들의 호응을 이끄는 멋진 장면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다. 잠실구장 기존 정원의 46.4%만 입장한 관중들이 마스크를 쓰고 육성 응원을 자제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지난 LG와 키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육성 응원이 들릴 때마다 전광판에는 '육성 응원 자제'를 요청하는 화면이 나왔다. '비말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육성 응원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무관중 체제로 개막한 KBO 리그는 철저한 방역으로 1군 선수단에서 확진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고 144경기 시스템을 지켰다.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언젠가 전 좌석을 가득 메워 목청껏 응원할 수 있는 그날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 펼쳐지는 가을야구 역시 축제이고 그 순간을 만끽하려는 선수와 팬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다.
[두산 플렉센이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베어스 vs LG 트윈스의 경기 6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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