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일사천리다.
SK 와이번스의 '광폭행보'가 돋보인다. 시즌 막판 민경삼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2021시즌 대비를 시작했다. 아울러 LG 트윈스와의 최종전이 끝난 다음날에 곧바로 2021시즌 외국인선수를 발표했다. 그리고 6일만인 지난 6일, 김원형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확정 및 발표했다.
2020시즌을 마치기도 전에 2021시즌 대비를 구체적으로 시작한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재계약을 두고 고민했던 제이미 로맥과의 동행, 새 외국인투수 윌머 폰트, 아티 르위키까지 한꺼번에 영입 발표를 한 것 자체가 그렇다. 외국인선수 계약은 하루아침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SK는 폰트와 르위키를 일찌감치 눈여겨보고 사인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 선임 절차 역시 일사천리다. 이미 최종전 도중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면접 사실이 알려졌다. 그날 발표된 염경엽 감독의 사퇴도 내부적으로는 조금 더 빨리 확정된 상태였다. SK는 지난달 31일 박경완 감독대행의 퇴단을 발표하며 사령탑 외부영입을 천명했다.
그렇게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두산 베어스의 도움까지 받았다. 김 감독은 지난 2년간 두산 1군 투수코치로 일했다. 두산은 2017년~2018년 한용덕 수석코치와 이강철 수석코치가 한화와 KT 사령탑으로 내정된 상태로 포스트시즌을 치렀다. 공교롭게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번엔 아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SK에 보내주기로 했다. 김 감독은 LG와의 준플레이오프가 두산에서의 마지막이었다. 9일 SK의 마무리훈련에 곧바로 합류한다.
SK는 9일 마무리훈련을 시작한다. 신임감독이 마무리훈련 시작부터 팀을 이끄는 건 의미 있다. 팀을 파악할 시간을 충분하게 갖는 장점이 있다. SK가 발 빠르게 움직인 덕분이고, 두산의 도움도 받았다. 외국인선수 영입을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좀 더 디테일하게 2021시즌을 구상할 수 있다.
이제 관심은 SK가 한국시리즈 후 외부 FA 영입에 나설 것이냐는 점이다. 마침 올 시즌이 끝나면 SK의 고질적 취약 포지션인 중앙 내야를 소화할 수 있는 몇몇 선수가 다른 팀에서 FA로 나온다. SK 역시 중앙내야수 김성현이 FA로 풀린다.
민경삼 대표이사의 취임, 김원형 감독의 부임과 함께 외국인선수 영입까지 완료했다. SK 프런트가 사실상 FA 시장 전략 마련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번 셈이다. 물론 발 빠른 움직임이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그래도 절치부심, 명예회복에 대한 의지는 대단해 보인다.
SK는 2007~2008년 통합 2연패 이후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못한 시즌도 있었지만, 올해처럼 거의 밑바닥까지 처진 적은 없었다. SK의 광폭행보에는 그만큼 2021시즌에 대한 명예회복 의지가 확고하게 투영됐다고 봐야 한다.
[SK 김원형 감독(위), 2021시즌 외국인선수들(아래). 사진 = SK 와이번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