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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이제 더 이상 숟가락만 얻는 영광은 없다. 이승진과 홍건희가 우승의 주역으로 거듭나기 위해 힘찬 강속구를 뿌리고 있다.
이승진과 홍건희는 올 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의 일원이 됐다. 이승진은 5월 29일 포수 권기영과 함께 SK에서 두산으로 둥지를 옮겼고, KIA에서만 10시즌을 뛴 홍건희는 얼마 뒤인 6월 7일 류지혁과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이들의 영입은 대성공이었다. 두 선수 모두 강속구의 제구 불안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두산의 새 필승조로 재탄생했다. 홍건희-이승진-이영하로 이어지는 파이어볼러 라인은 두산 정규시즌 3위 확정의 일등공신이었다.
이승진과 홍건희는 공교롭게도 ‘반지 도둑’이라는 같은 별명을 갖고 있다. 반지 도둑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들었으나 경기 출전 없이 우승 반지를 획득한 행운의 선수에게 붙는 별칭이다. 이승진은 데뷔 시즌이었던 2018년 한국시리즈에서 SK의 우승을 함께했고, 홍건희는 2017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반지를 따냈다. 2017년과 2018년 상대팀 모두 현 소속팀 두산이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마운드에는 오를 수 없었다.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팀이자 디펜딩챔피언 두산으로 왔기에 이들의 2번째 우승 반지를 향한 기대는 컸다. 정확히 말해 이번에는 도둑이 아닌 주역으로 우승을 따내고 싶은 열망이 가득했다. 이승진은 “내가 직접 가을야구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하면 정말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고, 홍건희도 “은퇴할 때까지 반지 없이 끝나는 선수가 많은데 난 이미 1개가 있어 영광이지만 이번에는 주축으로 반지를 끼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두 선수 모두 꿈이 이뤄질 듯하다. 이번 가을 두산 불펜의 키플레이어로 꼽힌 이승진은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 모두 나서 1홀드를 챙겼고, 홍건희는 시즌 말미 기복을 털고 전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⅓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수확했다. 김태형 감독은 “기대보다 잘했다. 앞으로 마운드 운용이 수월해질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아직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1승이 남았고, 한국시리즈에 간다 해도 우승을 보장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건 이승진과 홍건희는 현재 두산 뒷문의 핵심 전력이다. 준플레이오프를 넘어 플레이오프서 먼저 2승을 선점하기까지 두 선수의 공이 컸다.
포스트시즌에 들어와서도 올 시즌 2건의 트레이드가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후 줄곧 파이어볼러 갈증에 시달렸던 두산 불펜이 환골탈태했기 때문이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두 선수를 따라다녔던 반지 도둑이란 별명도 사라질 듯하다. 이승진과 홍건희는 지금 두산 가을야구의 주역이다.
[이승진(좌)과 홍건희.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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