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맞습니다"
유니폼을 벗은 정근우(38)의 대답은 시원했다. KBO 리그 역대 최고의 2루수라는 평가에 대해 본인의 생각을 묻자 정근우는 주저 없이 "맞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스스로를 역대 최고의 2루수로 '셀프 인정'을 한 것이다.
얼마나 대단했길래. 정근우의 커리어를 돌아보면 수긍할 수밖에 없다. 정근우는 통산 1747경기에 출장해 타율 .302, 1877안타, 121홈런, 722타점, 1072득점, 371도루를 기록했다. 역대 2루수로는 가장 많은 안타, 타점, 득점을 기록한 것이다. 2006년, 2009년, 2013년에는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정근우가 SK에 있는 동안 SK는 우승 트로피 3개(2007년, 2008년, 2010년)를 수집했다.
정근우를 늘 따라다니던 수식어는 '국가대표 2루수'였다. 그가 참가한 대회만 열거해도 숨이 가쁘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3년 WBC, 2015년 프리미어 12까지 그가 없는 대회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근우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5년 프리미어 12를 꼽았다. 한국 대표팀은 2008년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신화를 썼고 2015년 프리미어 12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야구 강국의 면모를 이어갔다. 정근우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5년 프리미어 12에서 우승할 때 기억이 많이 남는다. 특히 프리미어 12 우승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2루수로 나간 마지막 경기였다. 주장으로서 행복했다"라고 추억했다.
KBO는 리그 30년을 맞았던 지난 2011년 포지션별 올스타를 선정했다. 당시만 해도 최고의 2루수로 선정된 선수는 박정태(전 롯데)였다. 벌써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정근우는 역대 최고의 2루수로 선정될 만한 가치 있는 시간을 보낸 뒤 유니폼을 벗었다. "그만큼 열심히 했다.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아 홀가분하고 행복한 마음이다"라는 게 정근우의 말이다.
정근우가 꼽은 2루수의 매력은 무엇일까. 정근우는 "내야수 중에 베이스 커버, 역동작이 많은 포지션이다. 송구나 피봇 플레이 등 어려운 게 많다. 여러가지 할일이 많은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떡하면 그렇게 많이 움직였을까 싶었다. 김성근 감독님이 워낙 사인이 많았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역대 최고의 2루수' 정근우는 그렇게 화려한 흔적은 남기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가 남긴 발자취는 최고의 2루수를 꿈꾸는 누군가에게 동경의 대상이자 넘어야 할 산이다.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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