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영화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영화 '애비규환'(감독 최하나) 측이 영화만큼 흥미진진한 TMI(Too much information)를 전격 공개했다.
'애비규환'은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 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설상가상 첩첩산중 코믹 드라마. 12일 개봉한 가운데 영화 측이 각종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극 중 토일의 엄마와 15년간 만난 적 없는 친아빠, 그리고 고지식한 현아빠까지 토일의 부모들은 모두 교사라는 흥미로운 설정을 가지고 있는데, 세 명은 각각 사회윤리, 한문, 기술가정 과목을 담당하고 있다. 먼저 이성적이고 단호한 엄마 선명은 사회과목 중에서도 윤리 교사이며, 가정을 끝까지 지키지 못한 철없는 현아빠는 기술가정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라는 역설이 숨어있다. 현아빠 태효는 한문 교사로, 토일이 쉽게 가까워지기 어려운 훈장님 같은 이미지를 연상시키도록 설정되었다. 이러한 설정을 적극 활용한 토일과 현아빠의 사자성어 티키타카씬은 관람객들이 웃음 포인트로 손꼽는 장면이기도 하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설정은 임신 5개월 차 토일이 언제 어디서나 도토리묵을 찾는다는 것이다. 오직 토일만을 바라보는 사랑꾼 호훈은 토일에게 도토리묵이 없으면 퀵으로 라도 보내주겠다고 하고, 토일은 친아빠를 찾으러 간 대구에서도 매일 같은 분식집에 들러 도토리묵을 먹는다. 이러한 토일의 도토리묵 사랑은 평소 도토리묵을 좋아하는 최하나 감독의 취향이 반영된 결과이다.
'애비규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섬세한 연출 중 하나는 바로 생생하고 캐릭터의 특징을 고스란히 살려주는 소품 선정에 있다. 임신 5개월 차 토일은 원피스와 같은 전형적인 임부복 대신 멋진 프린팅이 돋보이는 티셔츠와 평소 입을 법한 편안한 청바지 패션으로 등장한다. 때문에 임신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하더라도 원래 자신의 취향을 바꿀 생각이 절대 없는 주관이 뚜렷하고 똑 부러진 토일 캐릭터의 매력이 더욱 돋보인다. 실제로 배드민턴장 씬과 공식 포스터에 등장해 눈길을 끈 티셔츠는 실제 정수정 배우의 개인 소장 티셔츠이며, 토일이 들고 다니는 빨간 가방 역시 정수정 배우와 최하나 감독이 함께 발품을 팔아 구한 소품이다.
또 하나의 인상깊은 씬으로 손꼽히는 배드민턴장 에피소드 역시 흥미로운 비하인드가 숨어있다. 호훈을 찾아나선 토일의 가족이 배트민턴장에서 배드민턴 동호회 회원들과 대치하게 되는 후반부 롱테이크씬은 영화 '올드보이'의 명장면인 장도리 씬을 오마주한 씬이다. 한 컷 안에 가장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씬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촬영 기법을 제안한 촬영 감독의 빛나는 아이디어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는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나눠져 있던 컷들까지 모두 한 테이크에 찍을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배드민턴장 씬은 촬영 당시 배우들의 애드립이 넘쳐났던 장면으로 정수정 배우가 가장 재미있게 찍었다고 손꼽은 씬이다.
개봉과 동시에 만장일치 호평 속에 입소문을 불러 모은 설상가상 코믹 드라마 '애비규환'은 12일 개봉했다.
[사진 = 리틀빅픽처스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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