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여전히 괴산은 명승지의 시그니처
우리는 살면서 참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럴 때 울컥 솟아오르는 화(火)는 후유증을 낳는다. 그것이 피할 수 있었던 일이면 더 울화가 치민다. 좀 더 신중했으면 됐을 걸, 잠깐 방심한 탓에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남을 때 불처럼 뜨거운 화살이 핏줄을 훑고 지나간다. 이럴 때 꼭 필요한 게 휴식이다. 삶이 더 괴로워지기 전에 평정심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필요한 휴식은 특별한 공간에서 이뤄져야 한다. 오롯이 내 몸과 마음을 맡겨 새로운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곳! 필자는 1초도 고민하지 않고 충북 괴산 명승지를 택한다.
충북 괴산은 대한민국 가장 깊은 내륙에 자리 잡은 덕분에 천하 절경을 곳곳에 품고 있다. 그야말로 명승지의 시그니처! 사전적인 의미는 상징, 차별화, 개성, 캐릭터, 대표성 등이다. 소위 잘나가는 식당에서는 독특한 메뉴가 한 가지씩 있는데 이 메뉴를 시그니처 메뉴라고 부른다. 이렇듯 충북 괴산은 그 자체가 대한민국 명승지의 시그니처로 옛 사람들은 서슴치 않고 충북 괴산의 아름다움을 문헌에 담았다.
지금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등 전국 명산을 가볼 수 있지만 조선 시대만 해도 명산을 오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산 짐승도 많거니와 명산은 모두가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위용을 지녔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술과 인생을 좀 안다는 사대부들은 지리산이나 설악산 같은 명산을 가보는 것이 소원이기도 했다. 사람을 부릴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대부들이 이랬을진대 일반 서민들은 꿈도 못 꿨을 명산 등정(登頂)! 사정이 이렇다 보니 명산을 칭송하는 시(詩)는 감동의 물결로 다가왔을 터. 필자가 <김종원의 축제 이야기>를 연재하면서 가장 많이 인용하는 책이 <이중환의 택리지>인데 이 책을 쓴 조선 후기 선비 이중환은 조선에서 제일 으뜸인 명산으로 충북 괴산의 청화산을 꼽았다.
이중환이 택한 명산 승지 청화산
조선 선비 이중환이 극찬한 청화산은 충북 괴산군 청천면, 경북 상주시 화북면, 문경시 농암면 3개 시군에 걸쳐 있다. 국립공원 속리산 근처에 있어 명성이 가려져 있다. 하지만 산을 좀 안다는 사람은 조선 실학자 이중환처럼 청화산에 엄지척을 바친다.
성호 이익(李瀷))의 글벗이기도 한 이중환은 호(號)를 청화산인(靑華山人), 청담(淸潭)이라고 했을 만큼 청화산을 좋아했다. 1713년(숙종 39년) 증광 문과에 급제하여 관직 생활을 시작한 후 승문원 정자, 김천 도찰방, 승정원주서, 병조 정랑 등을 역임했는데 영조 임금이 즉위한 후로 정파에 휘말려 여러 번 유배를 당했다. 말년에 유배에서 풀려나 세상을 떠날 때까지 조선 전역을 두루 답사했는데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중환은 살기 좋은 곳을 선정하는 기준으로 ‘인심과 산천이 좋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교류가 좋은 곳’을 삼았다. 이런 것을 바탕으로 쓴 저서가 바로 택리지다.
이중환은 택리지에 괴산을 ‘토지가 기름지고 물 대기가 쉬워 목면에 가장 알맞은 땅이다. 조령과 유령(청안에서 괴산으로 넘어 가는 고개)의 두 협곡 사이에 있어 지세가 협착하고 울퉁불퉁하다. 동쪽은 큰 강에 임하여 승지 명촌이 많고, 따라서 귀현자도 많다. 토지는 오곡과 목면(목화)에 적당하다. 북쪽은 금천(탄금대 건너편)에 가까워 또한 살만하다. 괴산에는 달천의 상류 괴산에 괴탄이 있다. 위쪽에 있는 괴산정은 작고한 판서 서경 유근의 별장이다. 중국의 주지번이 사신으로 우리나라에 왔을 때 화공을 보내어 괴탄을 그리게 하여, 그 도형을 보고 시를 지어 액자에 걸었다. 비록 산협은 좁고 막혔으나, 시내와 산이 맑고 깨끗하고 한편 토지를 갈고 걷어 드리는 즐거움이 있다’고 적었다.
그리고 그가 애정을 품고 기거하기도 했던 청화산은 ‘내선유동과 외선유동을 위에 두고, 앞에는 용유동을 가까이 두고 있는데, 수석의 기이함은 속리산보다 훌륭하다. 산의 높고 큼은 비록 속리산에 미치지 못하나 속리산 같은 험한 곳은 없다. 흙으로 된 봉우리에 둘린 돌은 모두 밝고 깨끗하여 살기(殺氣)가 적다. 모양이 단정하고 좋으며, 빼어난 기운을 가린 곳이 없으니 거의 복지(福地)다’라고 칭송해마지 않았다.
복(福)터 괴산 귀농 1번지
옛사람들이 감탄을 거듭하면서 살고자 꿈꿨던 복(福)터 괴산군은 오늘날에도 도시민이 선망하는 최고의 귀농지로 인기 몰이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통계청이 공동 발표한 귀농·귀촌인 통계 결과 2019년 충북도 내에서 괴산군에 정착한 귀농인이 가장 많았다. 이차영 군수가 이끄는 민선 7기 들어 귀농·귀촌 전담부서를 신설했고, 도내 처음으로 전문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등 맞춤형 정책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고 본다.
도시민들이 귀농을 꿈꾸면서도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원주민과의 갈등이다. 이를 우려해서 주저하는 이들이 많은데 이차영 군수는 귀농·귀촌인들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원주민들과의 갈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괴산군 귀농·귀촌인 협의회와 함께 융화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앞서 언급했던 조선 실학자 이중환도 살기 좋은 곳으로 ‘인심’을 가장 우선에 두었다. 인심은 바로 정(情)이다. 서로 마음이 닿아야 정이 생기고 정이 생겨야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정이 들어야 산천의 절경도 눈에 들어오고, 경제 활동도 가능한 법. 필자는 이 칼럼을 통해 귀농 귀촌인의 융화프로그램을 누누이 피력했지만 원주민과 갈등을 해소하는 방법 중 가장 좋은 해법은 축제와 같은 마을 잔치라고 본다. 원주민.이주민들이 합심해서 지역의 부응을 위해서 준비하는 과정에서의 화합이 이루어질 때 축제의 대한 성공도 지역주민들과의 갈등도 해소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것이다.
대학 찰옥수수 없어서 못 먹나, 몰라서 못 먹지
지난 7월에 유튜브 채널 <국민안내양TV>에서 괴산군이 자랑하는 명품 대학 찰옥수수와 감물 감자를 홍보한 바 있다. 충청도가 고향인 가수 윤태규가 특별 출연해 의미를 더했는데 고향자랑과 더불어 어릴 때 본인이 먹고 자란 농산물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 그대로 방송에 묻어났다
당시 이차영 괴산군수는 가수 김정연, 윤태규와의 전화 연결을 통해 대학 찰옥수수의 모든 것을 꼼꼼히 알려줬다. 대학찰옥수수라는 명칭의 유래부터 시작으로 보통 옥수수를 먹을 때 입안에 껍질이 끼는 현상을 특화된 재배법으로 없애는 등,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지속적인 선택을 위해 충남대 최봉호교수팀이 다양한 시험재배를 통해 오늘날의 괴산군의 특산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또한 지난 11월 7일, <2020 괴산김장축제>에서 유튜브 채널 <국민안내양TV>가 괴산 김장체험과 공개방송을 진행했다. 이때도 이차영 군수가 출연 괴산 명품 농산물 홍보에 매진했다. 또 괴산 홍보대사 김사권도 “껍질이 얇아 치아에 끼지 않아 먹기 편하고 당도가 높아 씹을수록 단맛이 우러난다. 또 다른 지역 옥수수에서는 맛볼 수 없는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라 며 대학 찰옥수수의 자랑에 심혈을 기울였다.
괴산 대학 찰옥수수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농식품 파워브랜드다. 이 분야에 5년 연속 뽑혔다는 것과 한국능률협회 경영인증원으로부터 웰빙 상품으로 인정받았다는 것, 농림축산식품부 지리적 표시 77호로 등록된 자타 공인 대한민국 대표 농산물이라는 것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내로라하는 명품 농산물을 생산하고도 판로가 열리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건 홍보의 문제다. 없어서 못 먹으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몰라서 못 먹는다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손해를 보는 셈, 이럴 때는 지자체 나서는 게 답이라고 본다.
절임 배추, 잊지 못할 달근한 식감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가장 사랑받는 음식 중 하나가 <김치>다. 김치는 이미 한국을 넘어서 세계의 음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우리 김치는 발효과학의 백미다. 우리나라 김치 역사는 상고시대(上古時代)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김치보다는 장아치에 가까웠을 터. 조선 시대에 이르러 담근다는 의미가 담긴 침채(沈菜)라는 용어가 나온 걸로 봐 지금의 김치 원조는 조선 시대에 침채(沈菜)가 아닐까 싶다.
침채(沈菜)가 김치로 진화하면서 우리 김치는 일본의 기무치와 비교가 되었고, 한국과 일본은 김치와 기무치 중 어느 것이 먼저 국제식품으로 승인받을 지 경쟁을 펼쳤다. 2001년 7월 5일 한국의 김치가 일본의 기무치를 뛰어넘었다. 바로 이날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가 한국 김치를 국제식품으로 승인했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가 한국 김치에서 주목한 건 김치에 있는 유산균이었다. 이 유익한 유산균이암을 예방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한국 김치가 세계의 입맛을 사로잡고 건강까지 책임지는 국제식품으로 승인 받게 된 데는 배추와 고추, 젓갈 덕분! 이중에서도 김치의 기본인 배추의 역할이 컸다고 보는데 괴산 절임 배추 같은 명품 배추 덕분이라고 본다.
괴산 절임 배추는 배추 자체도 남다르거니와 절이는 과정, 세척 과정 또한 과학적이다. 일교차가 큰 기후에서 자란 고랭지 배추를 신안 천일염에 염도 18도를 정확히 맞춰 절이므로 아삭아삭한 식감을 자랑한다. 또 물 좋고 산 좋은 괴산 암반수로 세척하니 그야말로 엄지척! 단언컨대 올 김장철 절임 배추의 강자는 바로 괴산 절임 배추일 것이다.
청결 고추, 우리 밥상에 답하다
서양 사람들이 한국 식당에서 가장 놀라는 장면 중 하나가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 거다. 매운 고추장에 매운 고추를 찍어 먹으니 매운 걸 못 먹는 서양 사람으로서는 문화충격이 아닐수가 없다. 한국인과 고추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한방에서는 고추를 번초(蕃椒) 또는 당신(唐辛)이라고도 한다. 동상에 걸렸을 때 고추를 달인 물에다 동상 걸린 부위를 담그기도 했다는 기록도 있다. 지금은 핫팩이 있어 겨울철 손발을 따뜻하게 하는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예전에는 손난로가 없었으니 어찌했을까? 옛 기록을 찾아보면 고추씨를 버선에 넣어서 신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렇게 하면 피가 잘 통해 신경통이나 근육통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렇게 약으로도 대신 쓰였던 고추의 매운 맛은 캡사이신이 좌우한다. 캡사이신은 소화관의 운동을 촉진시켜 소화가 잘되게 하는 기능이 있다. 또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이 들어 있어 면역력 강화에도 좋다. 선조의 지혜는 이렇게 작은 것에서 큰 효과를 얻는데서도 많이 보여지고 있다.
이렇게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인 고추 중에서 최근 으뜸으로 손꼽히며 사랑받는 게 <괴산 청결 고추>다. 매우면서도 단 맛이 나고, 껍질이 두꺼워 고추가루가 많이 나와 주부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유기농의 메카 괴산의 명성에 큰 밑거름이 되는 괴산청결고추와 괴산 절임배추의 환상적인 궁합이 얼마나 우리 밥상을 건강하게 하는지 얼마 전 열린 ‘2020 괴산김장축제’에서 여실히 입증되었다.
언텍트 시대 지역 특산물 축제
지금은 모든 것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언텍트 시대다. 지역 축제, 문화 예술행사, 심지어 강연까지도 언텍트로 이뤄지고 있어 낯설지 않은 문화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언텍트 지역 축제의 현주소를 짚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필자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괴산 종합운동장 일원에서 진행된 ‘2020 괴산 김장축제‘에서 유튜브 채널 <국민안내양TV> 공개방송 총연출을 맡았다. 괴산가서 김장하자!’라는 슬로건으로 열린 이번 김장 축제를 전 국민에게 홍보하기 7일 현장라이브 방송으로 축제에 참여하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한 현장의 소식을 생생히 전하는 방식이었다.
단순한 행사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서 내보내는 방식이 아닌 지역축제의 취소로 인한 축제장을 찾을 수 없는 관객들을 위한 보는 즐거움을 주기 위한 방식으로 1부에서는 괴산군의장과 축제위원장과의 팀을 구분 출연진과 일반인들이 김장김치 담기 대결과 더불어 김장김치 예쁘게 세팅하는 형식으로 재미를 주었으며, 2부에서는 출연진들이 괴산군의 특산물들을 하나하나 홍보하므로서 일반인들이 몰랐던 괴산군의 특색들을 표출하게 연출하였다.
더불어 괴산군 이차영군수가 직접 무대로 출연 괴산 절임배추의 장점과 고추 그리고 괴산군 농.특산물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괴산장터>를 홍보하면서 농가들의 대한 애정과 지역의 대한 애정을 과감하게 보여주는 계기도 되었다.
12일 괴산군에 따르면 올해 절임배추 판매목표는 20㎏ 기준 115만 상자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8일 열린 괴산김장축제도 성황리에 마무리된 덕분이기도 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언택트 축제에 대한 홍보를 과감하게 시도한 괴산군의 시도에서 낳은 결과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행사나 집회는 코로나 19로 현재까지도 진행이 안되고 있는 상황속에서 사람들은 축제를 목말라하고 있다.
현장의 부쩍거림 다양한 체험과 먹거리 그리고 현장을 더욱 신명나게 하는 공연프로들 지역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외부인을 손님으로 왔을 때 기억에 남는 지역이 되고 싶어 지자체와 주민들은 합심해서 축제를 만든다.
지금은 서로의 안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언택트로 변화하고 있지만, 유튜브나 네이버TV 1인방송등을 통한 지역 내 활성화 방안 및 홍보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애정이 있는 만큼 길이 열린다. 축제의 판을 방송으로 옮겨 다양한 콘텐츠로 관객과 소통해야 하는 방식으로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필자 소개
사단법인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
대중문화 평론가
함양 산삼축제 총감독
대규모 행사기획 연출
양구배꼽축제 총감독
지리산 산청 곶감 축제 총감독
보성다향대축제 총감독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총감독
남해 보물섬마늘축제 총감독
귀주대첩 1,000주년 관악 강감찬 축제 총감독 外 다수 역임
유튜브채널 국민안내양TV 기획제작
서울정원박람회
사랑의 행복콘서트 가요제
김제 효(孝) 콘서트
김정연의 효(孝).행복 콘서트 外 다수 연출
축제관련 TV토론. 라디오 출연. 포럼 패널. 강연 활동
KBS. MBC .UBC. TV 조선. MBN 등 토크쇼 출연
(現)문화체육관광부 ‘문화의 달’ 자문위원
(現)파주시 축제자문위원장 (축제문화 경제발전분야)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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