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단기전은 흔히 ‘미친 선수’가 나오면 수월하다고 말한다. 이날 두산에 그런 선수가 나왔다.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플레이오프 KT 위즈와의 4차전. 두산에게 1회부터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선발 유희관이 조용호-황재균-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3타자 연속 안타를 맞으며 크게 흔들린 것. 로하스와는 무려 11구 승부를 펼쳐야했다. 2018년부터 가을 악몽에 시달린 그였지만 이 정도로 빠르게 흔들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로하스의 안타 때 스타트가 늦은 2루주자 조용호가 홈에서 태그아웃되는 행운이 따른 상황. 그러나 4차전에서 반드시 시리즈를 끝내야했던 김태형 감독은 1회 1사 2, 3루서 투수를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정규시즌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교체 타이밍이었다. 그리고 김 감독이 택한 선수는 1순위 롱릴리프 자원 김민규였다.
김민규는 휘문고를 나와 2018 두산 2차 3라운드 30순위로 입단한 3년차 우완투수다. 지난해까지 1군 2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이번 스프링캠프서 급성장하며 캠프 MVP인 ‘미스터 미야자키’에 선정됐다. 그리고 올해 선발 4경기를 비롯해 29경기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89로 가능성을 보였다. 올해 유독 선발진의 부상 이탈이 많았기에 김민규가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이날도 김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적중을 넘어 이른바 ‘크레이지 모드’로 돌변하며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1회 1사 2, 3루 위기를 유한준의 2루수 뜬공, 강백호의 헛스윙 삼진으로 극복한 그는 2회 2사 1루 극복에 이어 3회와 4회를 연달아 삼자범퇴로 치렀다. 중심타선을 만난 4회 유한준과 장성우를 루킹 삼진 처리한 장면이 압권이었다. 그리고 5회 선두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대타 김민혁을 2루수 직선타 처리한 뒤 심우준을 병살타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이날 기록은 4⅔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선발투수의 1회 1아웃 강판이라는 변수에도 두산은 KT를 2-0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최근 6년 연속 한국시리즈행을 해냈다. 김민규가 있어 가능한 승리였다. 단기전의 미친 선수. 바로 김민규였다.
[김민규.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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