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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기타리스트로 음악을 시작한 적재는 2014년 정규 1집 '한마디'를 통해 싱어송라이터로 데뷔했다. 태연, 아이유, 이소라, 거미, 김동률, 정재형, 악뮤 등 여러 가수의 연주자로 활동했고, 2017년 발표한 '별 보러 가자'라는 노래를 배우 박보검이 광고 음악으로 리메이크하면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종합편성채널 JTBC '비긴 어게인3' '비긴 어게인 코리아'에 출연해 대중적인 인지도까지 쌓은 적재는 최근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이 이끄는 안테나에 둥지를 틀고 본격적인 싱어송라이터 행보를 선언하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신보 발매를 앞두고 안테나 사옥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한 적재는 "너무 오랫동안 혼자 일을 해오다 보니 한계에 부딪히게 됐다"며 "안테나 아티스트들과 꽤 오래 전부터 작업을 해왔고, 유희열 대표님도 계시기 때문에 너무 좋은 회사란 걸 이미 알고 있었다"고 인연을 맺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유 대표가) 종종 연락을 주셨다. 결국에는 회사에 들어가야 한다는 조언부터 (안테나에) 들어오고 나서는 제가 만든 음악을 잘 포장해주시고, 원하는 방향으로 잘 이끌어갈 수 있게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며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내놓는 새 미니앨범 '2006'의 타이틀곡 '반짝 빛나던, 나의 2006년'은 적재가 2006년 대학교 신입생 시절을 회상하며 작업한 곡이다.
적재는 "동기들과 작업하고, 합주를 하던 모든 것들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고 돌아보며 "그때 서로 대화하고 바라보며 반짝하던 눈빛, 그런 기억들을 모아서 노래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기타 천재로 잘 알려진 적재지만 대학 시절 그는 열등감에 시달렸고, 두려움 속에 살았다. 그런 생각에 치우치다 보니 음악 생활이 괴롭기만 했다. "밤샘 합주를 밥 먹듯 했어요. 홍대에 공연하러 다니고, 팀 같은 걸 새로 만들기도 하고요. 그땐 실력이 모자라단 강박이 심했고, 더 연습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겠다는 두려움이 컸어요. 돌이켜보면 그때만큼 순수하게, 열정에 가득 차서 음악을 공부하던 시절은 없었던 것 같아요."
새 미니앨범 '2006'에는 타이틀곡 외에도 그리움을 테마로 어느 날 꿨던 꿈에서 모티브를 얻어 작업한 '풍경', 감성적인 피아노 연주로 저명한 나원주가 연주 및 허밍에 참여해 완성도를 더한 '알아', 듣는 사람들로 하여금 먹먹한 감정이 느껴지게 하는 '너 없이도', 노랫말에 진심을 담은 '흔적'까지 적재의 시선에서 마주한 추억, 감정, 일상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첫 번째 미니앨범을 내고 3년 8개월이란 시간이 흘렀어요. 그 사이 OST나 '타투' '잘 지내' '개인주의' 등의 싱글을 통해 편곡에서 손을 떼고, 다른 분들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이 시기쯤엔 '별 보러 가자'가 수록된 앨범처럼 직접 편곡하고, 더 저의 손길이 묻어있는 음악을 해보고 싶더라고요. '적재다움'은 그런 의미죠.
적재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좀 더 집중적으로 활동하고자 지난 9월 아이유 특집으로 꾸며진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 공연을 끝으로 오랫동안 함께해온 아이유 공연 밴드 팀 세션을 그만뒀다. 다만 앞으로 세션맨과 싱어송라이터로서는 균형 있게 두 활동을 병행하며,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이디어의 원천은 두 가지 일을 병행할 때 빛을 본다고 생각해요. 그게 되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을 거고요. 다만 라이브 세션은 기회가 되면 오랫동안 활동하고 싶었지만, 제 무대를 보러 와주시는 팬 분들을 생각했을 때 타 가수 세션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썩 달갑지만은 않겠더라고요. 아쉽긴 하지만 제 공연에 더 집중 하고, 수준 높은 무대를 보여드리기 위해선 한 가지를 포기해야겠더라고요. 올해 아이유 씨의 투어까지만 하고 아름답게 마무리하려 했는데 코로나19로 아쉽게 취소가 되고 흐지부지 될 뻔 했지만, '스케치북'에 출연하게 되면서 그 무대를 끝으로 인사하게 됐어요. 너무 아쉽지만 제 음악 활동을 위해선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세션맨이자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며 대중적인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흔하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 그 과정이 쉽지만도 않았을 것이다. 그 노력들을 인정받은 뒤에야 비로소 '차별점'으로도 내세울 수 있게 됐다.
"정말 많은 분들이 연주자란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면서 곡도 만들고 활동도 해요. 그런 아티스트들이 워낙 많고, 들을 음악도 많아서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하는 거죠. 저도 박보검 씨가 '별 보러 가자'를 불러주기 전까진 소소하게 클럽 공연장에서 연주하고, 그 돈을 앨범에 쏟아 붓곤 했었어요.
제 가사를 보고 '일기를 들여다보는 것 같다'라고 해주세요. '2006'이란 앨범에 '적재다운'이란 표현을 적었지만 아직 '적재다운'이 확립됐는지는 모르겠어요. 사실 알고 싶지 않은 것도 있고요.(웃음) 가사를 너무 꾸며 쓰지 않으려 하고, 평소의 말투처럼 이야기하는 것에 공감을 느껴주시는 것 같아요."
[사진 = 안테나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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