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우리도 방망이가 안 터졌는데…"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한 이후에도 타선이 터지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럴 만했다. 두산 타선의 플레이오프 4경기 타율은 단 0.213. 사실상 마운드의 힘으로 플레이오프를 통과했다.
본래 야구는 투수 놀음이다. 단기전은 마운드 높이가 더 중요하다. 그러나 두산은 올 시즌 내내 타선의 찬스 응집력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시즌 막판 클러치능력이 눈에 띄게 살아나며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임팩트는 과거보다 확실히 떨어진다.
KT와의 플레이오프서 김재환(0.375, 1홈런 5타점), 김재호(0.333), 박세혁(0.286) 정도를 제외하면 모든 주축 타자가 침묵했다. 허경민(0.231), 박건우(0.182), 최주환(0.167, 1홈런 2타점), 정수빈(0.143), 오재원(0.125),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0.118), 오재일(0.067)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두산 마운드는 시즌 막판부터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확실히 안정감을 찾았다. 한국시리즈서도 승산이 있는 근본적인 이유다. 그러나 타선이 어느 정도는 뒷받침돼야 투수들도 안정감을 갖는다.
NC 마운드도 선발진은 상당히 좋다. 드류 루친스키에 구창모가 돌아왔다. 또한, 두산을 너무나 잘 아는 양의지가 안방을 지킨다. 양의지는 상대 타자 개개인의 컨디션을 파악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감이 떨어진 두산 타자들의 약점을 철저히 파고들 가능성이 크다. 두산 타자들이 이런 부분들을 극복해야 승산이 있다.
NC 타선도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 이후 16일간 공백기를 갖고 17일 한국시리즈 1차전을 맞이한다. 전통적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팀들은 1~2차전서 정상 감각을 찾기 어려워했다. 한국시리즈 직행팀 타선이 물꼬를 트는 시점에 따라 시리즈 초반 흐름이 요동쳤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역사를 돌아보면 한국시리즈 직행 팀이 하위 스테이지를 거치고 올라온 팀보다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준플레이오프나 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올라온 타자들은 한국시리즈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졌다.
NC 타선이 이 부분을 극대화하려면 역설적으로 초반부터 빨리 터져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야 주도권을 갖고 한국시리즈를 풀어갈 수 있다. 두산 마운드가 시즌 막판부터 안정감을 찾은 건 NC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올 시즌은 예년보다 1개월 이상 늦게 개막했다. NC는 창원NC파크에서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다 14일에 고척돔에 입성했다. 즉, NC는 10월보다 상대적으로 더 추운 11월에 자체 평가전을 하며 어렵게 실전 감각을 끌어올려왔다. 예전 한국시리즈 직행 팀들보다 충실한 준비가 됐는지는 실전을 봐야 알 수 있다.
[NC 선수들(위), 두산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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