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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5대5에선 쉽지 않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16일 오리온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이종현을 영입한 오리온을 경계했다. 디드릭 로슨~이승현~이종현, 혹은 제프 위디~이승현~이종현이 동시에 뛰는 빅 라인업을 세트오펜스로를 공략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양날의 검이다. 오리온은 제공권 우위와 확실한 골밑 공략 옵션을 가진다. 대신 상대의 속공과 얼리오펜스, 외곽 공격에는 약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수비는 지역방어를 사용한다. 강을준 감독은 "이렇게도 써보고 저렇게도 써보면서 맞춰가고 있다"라고 했다.
강 감독은 세 명의 빅맨을 1~2쿼터에 동시에 기용하지 않았다. 위디와 이승현을 선발로 기용했고. 이종현을 1쿼터 중반 이승현 대신 투입했다. 이후에도 위디와 이승현, 위디와 이종현을 번갈아 썼다. 2쿼터 중반 로슨을 투입한 뒤에도 로슨과 이종현, 로슨과 이승현을 사용했다. 빅 라인업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
전반적으로 경기력이 너무 좋지 않았다. 1~2쿼터 야투율이 전자랜드 37%, 오리온 33%였다. 실책은 전자랜드가 8개, 오리온이 6개. 중간중간 좋은 수비전이 나오기도 했다. 로슨은 공격이 풀리지 않자 예상 외로 골밑에서 1~2차례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
전자랜드는 2쿼터 중반 살벌한 수비활동량을 보여줬다. 오리온의 빠른 외곽 패싱게임에, 엄청난 에너지로 완벽하게 커버해냈다. 2쿼터 초반 수비 성공 후 속공이 두 차례 나오면서 오리온 더블포스트에 부담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계속 이어가지 못했다. 실책으로 스스로 흐름을 차단했다.
3쿼터에 흐름이 요동쳤다. 전자랜드가 계속된 실책으로 주춤하자 오리온이 외곽포를 앞세워 승부를 뒤집었다. 3분20초전이었다. 역전하자 강 감독은 허일영을 빼고 이종현을 투입, 로슨~이승현~이종현 빅 라인업을 구축했다. 32초를 남기고 로슨을 빼고 위디~이승현~이종현으로 승부를 걸었다.
이때 전자랜드의 활동량이 살아났다. 오리온 빅 라인업의 기동력 문제를 확실하게 건드렸다. 김낙현이 에릭 탐슨의 패스를 컷인 득점으로 마무리했고, 김낙현의 패스를 정영삼이 우측 코너에서 3점포로 연결했다.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반면 오리온은 공격의 효율성이 오히려 떨어졌다.
오리온은 4쿼터 초반에도 위디~이승현~이종현 빅 라인업을 밀어붙였다. 서서히 위력이 드러났다. 전자랜드는 활동량의 우위를 앞세워 미드레인지와 외곽에서 찬스를 만들었으나 림이 외면했다. 반면 오리온은 제공권을 장악했다. 이종현과 위디가 잇따라 공격리바운드를 잡고 득점했다. 4쿼터 중반 이승현을 잠깐 빼고 허일영을 투입했으나 위력은 유지됐다. 이후에도 위디가 이대헌의 골밑 공격을 블록했고, 공격리바운드와 골밑 득점을 만들어냈다.
이후 2분여 남은 시점. 강 감독은 다시 위디와 이종현을 빼고 로슨과 허일영을 넣어 정상 라인업을 가동했다. 이때 로슨의 절묘한 패스와 허일영의 컷인 득점, 이대성의 킥 아웃 패스와 로슨의 정면 3점포가 나왔다. 정작 승부를 결정한 건 빅 라인업이 아니었다.
강 감독의 게임 플랜이 좋았다. 나름대로 승부처에 빅 라인업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면서 흐름을 가져왔다. 다만, 세부적인 움직임을 좀 더 가다듬을 필요는 있다. 풋백 득점 외에 별 다른 루트는 없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오리온의 68-63 승리. 약점도 드러났지만, 빅 라인업의 위력도 확실하게 확인했다.
[위디. 사진 = 인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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