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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자발적 비혼모’ 사유리의 외침이 저출산 한국사회를 뒤흔들었다.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41)는 지난 4일 일본에서 3.2kg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그는 결혼을 하지 않았다. 일본 정자은행에 보관돼 있던 이름 모를 한 남성의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았다. '자발적 비혼모'를 선택했다. .
사유리는 평소 방송에서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난자를 냉동해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도 수차례 밝혔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생리불순으로 찾은 한국의 한 산부인과에서 난소 나이가 48살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그는 충격을 받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결혼하고 아이를 낳기에는 시간이 없었다. 결국 사유리는 결혼하지 않고 엄마가 되기로 결심했다.
사유리는 16일 KBS와 인터뷰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급하게 찾아서 결혼하는 건 어려웠다"며 "한국에서는 모든 게 불법이다. 결혼하는 사람만 시험관이 가능하다"고 했다.
사유리는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요즘 '낙태를 인정하라' 있었지않나. 근데 그거를 거꾸로 생각하면 '아기를 낳는 것을 인정해라' 이렇게 하고 싶다. 낙태하라 만이 아니라 아기를 낳는 것도 인정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92명으로 2011년(1.24명)보다도 0.32명 감소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전세계 203개국 중 꼴찌 수준이다. 2060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올해의 48.1%, 현역병 입영대상자는 38.7%, 학령인구(6∼21세)는 42.8%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에선 사유리처럼 결혼을 하지 않고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미혼 여성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미혼여성이 정자를 기증 받아 임신하는 건 사실상 국내에선 불가능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전문가들은 사회적 편견을 이유로 꼽았다. 강한별 비혼모임 에미프 공동대표는 KBS와 인터뷰에서 “부모, 모부가 둘이 함께 하지 않으면 아이가 정상적으로 클 수 없다. 정상성에 기반한 편견이라고 생각을 해요”라고 말했다.
댓글에는 사유리의 아이가 나중에 커서 차별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적 편견이 옅어지는 경향을 감안하면, 출산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도 있다.
자발적 비혼모를 아무런 편견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한 사회 분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유리는 말했다. 아이 낳을 수 있는 권리를 달라고.
세계 최고의 저출산 국가인 한국사회가 새겨들어야할 말이다.
[사진 = 사유리 인스타, KBS 캡처]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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