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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마침내 두산 에이스의 포스트시즌 1차전 선발 등판이 성사됐다. 라울 알칸타라의 이번 한국시리즈 키워드는 ‘명예회복’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0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NC 다이노스와의 1차전 선발투수로 알칸타라를 예고했다. 팀의 에이스이자 20승 투수인 그의 이번 가을 첫 1차전 출격이다.
KT에서 두산으로 둥지를 옮긴 알칸타라는 올해 KBO리그 최고 투수로 거듭났다. 시즌을 31경기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로 마치며 다승, 퀄리티스타트(27회) 1위, 이닝 2위(198⅔이닝), 평균자책점 4위 등 각종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가을까지 흐름이 이어지진 않았다. 첫 일정부터 꼬였다. 포스트시즌은 보통 에이스가 1차전 선발을 맡기 마련이지만 올해 두산이 시즌 최종전까지 순위싸움을 펼쳤다. 이에 알칸타라가 준플레이오프를 불과 5일 앞두고 마지막 등판에 나서야 했다. 물론 이날 호투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있었다.
김태형 감독은 결국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투수로 크리스 플렉센을 낙점했다. 알칸타라가 나흘을 쉬고 나설 수도 있었지만 10월 5경기서 4승 평균자책점 0.85의 호투를 펼치고 일주일을 푹 쉰 플렉센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최종 목표가 우승이기에 굳이 준플레이오프부터 알칸타라를 무리시킬 필요가 없다는 계산도 있었다.
플렉센이 10월의 기세를 이어 ‘가을 에이스’로 재탄생한 사이 알칸타라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⅓이닝 4실점으로 흔들리며 자존심을 구겼다. 경기 후 목 담 증세를 안고 던졌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로 인해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 또한 플렉센에게 내줬다. 그만큼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반등에 나섰으나 7⅔이닝 3실점에도 8회 유한준에게 결승타를 맞으며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이제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서 명예를 회복할 기회가 찾아왔다. 이번에는 플렉센이 지난 13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구원 등판하며 알칸타라가 1차전 선발 기회를 잡았다. 김태형 감독은 훈련 때만 해도 플렉센-알칸타라-최원준 순의 로테이션을 언급했으나 전날 미디어데이서 “플렉센이 워낙 좋지만 최근 3이닝을 던져 무리할 필요가 없다. 알칸타라는 에이스 역할을 한 선수”라고 알칸타라에게 힘을 실어줬다.
올해 NC 상대로는 4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3으로 상당히 강했다. 나성범(알칸타라 상대 타율 0), 강진성(0), 박민우(.100), 박석민(.200), 애런 알테어(.250), 양의지(.286) 등 주축 타자들을 꽁꽁 묶으며 4경기 중 3경기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해냈다. 최대 경계대상은 타율 .500(12타수 6안타 2홈런)의 권희동과 .444(9타수 4안타)의 이명기다.
앞선 시리즈와 달리 한국시리즈는 7전 4선승제의 장기전으로 펼쳐진다. 1, 2차전을 책임지는 외인투수가 최대 2번까지 등판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두산 입장에서는 경기 감각이 떨어진 NC를 상대로 1, 2차전에서 최소 1승 1패를 거둬야 V7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알칸타라가 초반 기선제압과 함께 20승 투수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라울 알칸타라.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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