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윤욱재 기자] 두산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35)는 타석에서만 홈런을 친 것이 아니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재치 있는 입담으로 또 한번 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김재호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결정적인 한방을 날렸다. 포스트시즌 37경기를 나선 가을야구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지만 그가 포스트시즌에서 홈런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두산은 김재호의 홈런에 힘입어 3-1로 달아났고 5-4로 승리하면서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김재호는 "항상 주연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하위타선에 주로 나와 상위타선과 연결하는 역할을 많이 하다보니까 한방에 욕심을 낸 적이 없었다"라면서 "흐름을 바꾸는 한방이 있어야 했다. 이번에는 내가 욕심을 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우익수 박건우의 홈 송구로 양의지의 득점을 저지한 것은 이날 두산에게 있어 결정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이 장면을 지켜본 김재호는 "당연히 홈 승부를 할 것이라 생각했다"라면서 "양의지가 박건우의 어깨를 알고 있기 때문에 뛰지 않을 줄 알았는데 무시한 것 같다. 공격이 안 되니까 수비도 안 될 줄 알았나보다"라고 재치 있게 이야기했다.
가을야구 베테랑인 그가 후배 선수들의 활약은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까. 마침 기자회견장에 동석한 김민규를 가리키면서 "젊은 투수들이 정말 잘 던지고 있다"라고 말한 김재호는 "아, (이)영하는 빼고"라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이영하는 9회말에 등판해 제구 난조에 시달리며 아슬아슬한 상황을 만들었다.
물론 김재호가 농담 섞인 이야기만 한 것은 아니다. 타격 부진에 빠졌던 오재일에게는 "너무 야구 자체만 빠져들지 말고 팀 전체를 생각하라"고 시야를 넓게 볼 것을 권하기도 했고 오재일은 멀티히트로 '무안타 스트레스'에서 벗어났다. 두산에서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함께하고 있는 김재호가 특유의 미소와 재치로 가을야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두산이 18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NC산의 경기에서 5-4로 승리한뒤 마운드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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