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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2021시즌에도 두산 90트리오가 완전체로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을까.
두산 잔류를 택한 허경민은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수빈이와 두산에서 같이 은퇴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허경민을 포함해 정수빈, 박건우는 두산이 자랑하는 이른바 ‘90트리오’다. 말 그대로 1990년에 태어난 세 선수로, 2009년 나란히 두산에 입단해 어느덧 팀을 이끄는 주축 전력으로 성장했다. 출신 학교(허경민 광주일고, 박건우 서울고, 정수빈 유신고)도 지명 순위(허경민 1라운드, 박건우 2라운드, 정수빈 5라운드)도 모두 다르지만 이들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경기장 안팎에서 동고동락하며 한편의 성장드라마를 찍었다.
시간이 흘러 90트리오가 FA 제도 아래 완전체 유지와 결별이라는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KBO FA 자격은 고졸의 경우 정규시즌 현역선수 등록일수가 145일 이상인 시즌이 9시즌에 도달한 경우 취득 가능하다. 그 결과 박건우보다 주전 도약이 빨랐던 정수빈과 허경민이 이번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했다.
일단 완전 해체의 위기는 피했다. 이번 시장 최대어로 꼽힌 허경민이 사흘 전 4+3년 최대 85억원에 두산 잔류를 택했기 때문. 허경민 측은 두산과 무려 6차례의 협상을 진행한 끝에 복수 구단의 제안을 뿌리치고 두산 원클럽맨으로 남기로 결정했다.
허경민이 계약 후 가장 먼저 연락한 동료는 정수빈이었다. 정수빈 역시 두산을 비롯해 타 구단과 협상 테이블을 차리고 있는 상황. 자신의 전화통화가 친구의 진로 결정에 행여 방해가 될까 조심스러웠지만, 그래도 동반 잔류 의사를 전달하며 90트리오의 지속을 소망했다.
허경민은 “(정)수빈이 역시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시작을 같이 했으니 은퇴도 같이 하고 싶다”며 “우린 단순히 동갑이 아닌 두산 팬들의 과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90년생이다. 당연히 가장 좋은 대우를 해주는 곳에서 뛰는 게 맞지만, 그 곳이 두산이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표현했다.
이제 정수빈의 계약에 90트리오 완전체 여부가 달렸다. 최근 차기 행선지로 한화가 물망에 오르기도 하지만, 두산 고위 관계자는 “현재 정상적인 과정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정수빈의 잔류 희망을 표했다. 협상 과정에서 맞이한 절친 허경민의 잔류도 두산과의 협상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박건우는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90트리오 단체 대화방에 과거 세 선수가 함께한 사진들을 하나씩 올리며 “끝까지 좋은 추억을 남기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과연 이번 가을야구가 진정 세 선수가 함께한 마지막 추억이었던 것일까. 정수빈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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