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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정상일 감독님이 떠올랐다."
최근 신한은행 정상일 감독은 KB를 두고 "KB가 독기를 품고 나오면 어느 팀도 (KB를)이기기 쉽지 않다"라고 했다. KB 박지수는 19일 우리은행과의 원정경기 승리 후 "정상일 감독님 생각이 났다"라고 했다.
KB는 지난 시즌에 우리은행에 2승4패로 밀렸다.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서도 모두 졌다. 특히 4일 경기서 20점차로 대패했다. 경기 도중 30점 차까지 벌어질 정도로 일방적인 승부였다. 멤버구성상 우리은행에 미세하게 앞선 KB로선 충격적인 경기였다.
핵심은 활동량이다. 특히 김소니아가 박지수를 외곽으로 끌어내 스피드로 제칠 경우 KB의 도움수비와 로테이션이 우리은행 선수들의 오프 더 볼 무브보다 느렸고, 무뎠다. 반대로 KB는 공격에서 우리은행 특유의 끈끈한 1대1 마크와 팀 디펜스를 극복할 기민한 움직임이 없었다.
우리은행은 전력이 좋을 때보다 활동량이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시즌과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까지는 KB를 압도했다. 다시 말해, KB가 우리은행을 상대로 우위를 보이려면 기본적으로 공수활동량, 즉 에너지 레벨에서 앞서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19일 3라운드 맞대결이 그랬다. KB는 시즌 최고 수준의 공수활동량을 표출했다. 스위치디펜스의 치밀함이 우리은행 공격 활동량을 압도했다. 박지수가 김소니아를 내, 외곽에서 완벽하게 마크했다. 뚫려도 도움수비와 로테이션이 완벽에 가까웠다. 공격에선 2대2와 1대1에서 엄청난 적극성을 선보이며 대승을 이끌었다. 자연스럽게 오프 더 볼 무브가 좋은 김민정과 염윤아의 득점까지 살아났다. 선수들의 공격리바운드 가담도 엄청났다.
정 감독의 말대로 KB가 독기를 품고 나온 경기였다. 박지수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나왔다. 작년에 이렇게 지다 아깝게 밀렸다. 2라운드 맞대결서도 해보지도 못하고 졌다. 너무 점수 차가 나다 보니 알게 모르게 포기했다"라고 했다. 김소니아에 대해선 "안 되면 누가 날 도와준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끝까지 내가 막자는 생각이었다"라고 했다.
김민정은 "그동안 공격을 할 때 지수만 찾았다. 정체된 플레이를 했다. 다 같이 많이 움직이려고 했다. 수비에선 정말 이를 악물고 나왔다. 지지 말자는 마음이었다. 전쟁이라는 마음으로 나왔다"라고 했다.
중요한 건 이런 수준의 좋은 공수활동량을 시즌 내내, 어느 팀을 상대하든 최대한 꾸준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어느 팀이든 연승이 길어지면 느슨해진다. 특히 전력이 좋은 KB의 경우 방심이 스며들 수 있다.
정 감독의 말을 뒤집어 보면, KB의 아킬레스건이 활동량이자 전투력이다. 확실히 KB는 과거 '레알 신한' 시절의 신한은행, 통합 6연패 시절의 우리은행에 비해 전투력의 기복이 심하다. 최대치의 경기력을 내지 못하고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특히 골밑의 박지수에게 공을 투입한 뒤 나머지 4명의 선수가 서 있다시피 하면서 꼬일 때가 많았다.
박지수는 "가훈이 '일체유심조'다. 모든 것은 마음 먹기에 달렸다.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안일하게 나간 경기가 있었다. 연승을 신경 쓰지 않고, 매 경기 똑같은 마음으로 임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했다.
안덕수 감독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잘 줘야 한다. 남은 우리은행전을 생각하기보다 다음 하나원큐전을 잘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결국 KB는 19일 우리은행전의 에너지 레벨을 시즌 내내 이어가기 위한 철저한 준비와 냉정한 마인드가 필요하다. 대권도전을 하는 KB로선 교훈이 될만한 경기였다.
[박지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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