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이유 없는 천적관계는 없다.
KCC와 오리온은 상위권에 있다. KCC는 올 시즌 최고의 외국선수 타일러 데이비스와 이정현, 송교창의 굳건한 빅3가 있다. 오리온도 현대모비스와의 빅딜 이후 전력 자체는 괜찮다. 이종현의 가세로 트리플포스트를 꾸릴 수 있다.
그런데 두 팀이 만나면 승부는 일방적이다. KCC가 25일 고양 원정경기까지 올 시즌 세 차례 맞대결을 모두 이겼다. 적은 점수차가 아니었다. 1라운드서 92-79, 2라운드서 70-58, 그리고 25일 3라운드서도 85-72 승리.
1라운드의 경우, 당시 오리온이 전날 KT와의 개막전서 3차 연장을 치르느라 체력이 바닥난 상황이었다. 그러나 KCC는 2라운드서 오리온 트리플포스트를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3라운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실 오리온은 트리플포스트는 양념처럼 사용하고, 더블포스트를 꾸리는 경우가 많다. 이 역시 KCC는 어렵지 않게 상대한다.
일단 공격. 오리온은 트리플포스트를 하면 지역방어를 하는 빈도가 높다. 제프 위디와 이종현, 이승현은 모두 외곽을 커버하기에 발이 늦다. 그래서 트리플포스트를 사용해도 최근에는 디드릭 로슨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수비활동량을 조금이나마 살리기 위해서다.
그런데 KCC는 가드진이 풍부하다. 게임메이커 이정현을 필두로 유현준이 있다. 최근에는 유병훈과 김지완까지 가세했다. 활발한 볼 스윙과 코트를 넓게 사용하면서 오리온의 떨어지는 수비 활동량을 적절히 공략한다. 2라운드서도 코너에서 3점포를 꽂으며 오리온에 비수를 꽂았다.
이날 3라운드도 마찬가지다. 오리온이 2쿼터에 이종현을 내세워 트리플포스트를 하자, KCC는 높은 공격활동량을 앞세워 박지훈, 송창용의 3점포가 나왔다. 또 다시 코너를 잘 공략했다. 더블포스트를 해도 기본적으로 활동량에서 우위다.
또 하나는 역시 데이비스의 존재감이다. 위디든 로슨이든 우위를 가져간다. 때문에 오리온은 KCC를 만나면 높이의 장점을 거의 살리지 못한다. 또한, KCC는 최근 2대2 수비에 대한 완성도를 계속 끌어올리면서, 이대성에 대한 파괴력까지 적절히 떨어뜨린다. 오리온은 이날 이대성을 선발로 넣지 않고 박재현-한호빈으로 선발라인업을 구성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흥미로운 건 최근 몇 년간 오리온이 KCC에 강했다는 점이다. KCC의 최대약점은 4번이다. 오리온은 KBL 최고의 4번 이승현이 있다. 이승현이 송교창을 공수에서 압도하면서 오리온이 좋은 경기를 많이 했다. KCC가 이겨도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 송교창은 더욱 성장했다. 더 이상 이승현과의 매치업에서 밀리지 않는다. 수비에선 어려움을 겪어도 공격에선 나름대로 생산력을 보여준다. 이날 3라운드의 경우 이승현과 송교창 모두 눈에 띄지 않았다.
대신 2라운드 이후 컨디션이 눈에 띄게 올라온 이정현이 펄펄 날았다. 데이비스와의 2대2에서 파생되는 옵션으로 많은 점수를 올렸다. 라건아도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오리온은 2대2에 대한 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또한, 이날 초반부터 잔실수와 쉬운 슛 미스가 너무 많았다. 결국 KCC가 오리온 빅라인업을 날카롭게 공략한 결과다.
두 팀은 플레이오프에서 부딪힐 수 있다. 때문에 오리온으로선 KCC전 약세를 극복하는 게 숙제로 떠올랐다. 두 팀은 아직 세 차례 더 맞붙는다.
[KCC-오리온전 팁오프(위), 데이비스(아래).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