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대본을 본 순간 '꼭 해야겠다'고 느꼈다. 장르물을 한번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만난 작품이라 더욱 애착이 가는 것 같다."
지난 22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카이로스'(극본 이수현 연출 박승우)에서 딸을 유괴당하고 절망에 빠진 한 달 뒤의 남자 김서진을 연기한 배우 신성록(38)의 말이다.
'카이로스'는 김서진(신성록)과 실종된 엄마를 찾아야 하는 한 달 전의 여자 한애리(이세영)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시간을 가로질러 고군분투하는 타임 크로싱 스릴러. 김서진과 한애리는 운명을 바꾸려 매일 밤 10시 33분, 단 1분간 공조하게 된다.
이번 드라마에서 신성록은 현재와 과거의 김서진을 이리저리 넘나들며 극을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받았다. 그는 "김서진이라는 인물의 캐릭터를 평상시의 모습으로 생각해보았다. 어렸을 때 붕괴된 건물에서 오랫동안 갇혔다가 구조되고 그 일로 아버지도 잃었기 때문에 강한 트라우마가 있지만, 사회에서 성공하고 이겨나가기 위해서 굉장히 단단하고 냉철하게 살았다"라며 역할을 분석했다.
이어 "내면이 정말 단단한 인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나 아무리 강한 사람일지라도 딸과 아내가 유괴돼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때는 굉장히 흔들릴 것 같았다.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 드리자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도전이자 선물이었다. 신성록은 "힘들다기보다는 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복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간 단편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던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입체적인 인물의 상황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즐거웠고 그 자체만으로 신기하고 기억에 남는 것 같다"라며 "이런 캐릭터를 접하는 것은 흔치 않기 때문에 인생작으로 남을 만하다"고 말했다.
신성록은 배우 이세영과 드라마 '트로트의 연인'(2014) 이후 6년 만에 재회했다. 그는 이세영에 대해 "6년 전에 만났을 때는 아역에서 성인 연기자로 자리를 잡아가던 과정이었기 때문에 두렵기도 하고 겁도 났을 거다"라며 "그러나 이제는 주연 배우로 완벽히 성장해 어떤 도움 없이도 극을 이끌었고 심지어 기댈 수 있는 모습을 자주 보여줘서 프로페셔널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기특한 동생이자 대단한 동료다. 배울 점이 많은 후배라고 생각한다. 6년 만에 만났는데도 정말 친근하기 때문에 언제 만나도 반갑고 기대된다"고 칭찬했다.
다만 전화 통화로 연결되는 장면이 대부분인 탓에 극 초반까지는 마주칠 일이 적었단다. 신성록은 "내용상 감정적으로 절절하고 급하고 안타까운 상황을 전화로만 표현해야 했다. 저 또한 처음 겪어본 부분이어서 이것 또한 에피소드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죽은 줄 알았던 딸과 아내를 발견하는 순간을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신성록은 "솔직히 매회 엔딩이 다 명장면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다음이 기대되는 엔딩이 많았다"라면서도 "7회에서 딸의 인형 안에 있는 위치 추적기를 쫓아갔더니 그곳에 아내와 딸이 멀쩡히 살아있고 서도균 과장과 함께 있는 것을 보면서 표정이 점차 변하는 순간과 다가가는데 뒤에서 이택규가 머리를 가격해 기절하는 엔딩이다"라고 했다.
"배우들이 모든 것을 다 바쳐서 열심히 연기했다. 그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그리고 박승우 감독님, 성치욱 감독님, 이소연 작가님 잊지 못할 인생작을 같이 만들어 주신 것 같아 정말 감사드린다. 꼭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을 정도로 고맙고 감사한 작업이었다."
[사진 = HB엔터테인먼트 제공]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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