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O 상벌위원회의 결정을 지지한다."
KBO리그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가 KBO 상벌위원회가 키움 허민 의장에게 직무 정지 2개월 제재를 부과한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이택근이 KBO에 키움의 팬 사찰 의혹을 제기했고, KBO는 28일 징계 결과를 발표했다. 키움도 29일 성명서를 내고 법적대응 의사를 밝혔다.
다음은 일구회의 입장문.
지난해 6월 허민 의장은 키움의 퓨처스 구장에서 선수들을 타석에 세우고 공을 던지는 등 이른바 ‘야구놀이’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어 지난달에는 키움에서 은퇴한 이택근이 KBO에 ‘키움 구단과 관계자에 관한 품위손상 징계요구서’를 제출하면서 키움 구단이 폐쇄회로(CC) TV로 팬을 사찰한 데다가 선수에게 제보 이유 등을 확인해달라는 부당한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흥행을 기반으로 한 프로스포츠는 팬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그런데도 키움은 팬을 색출하고 선수에게 팬의 의도 등을 알아보게끔 해 선수와 팬 사이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여기에 야구놀이에 선수들을 동원하는 ‘갑질’을 저지르는 등 선수 권익도 침해했다.
이런 문제를 일으켰지만 키움은 허민 의장을 징계하면 법적 소송전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프로야구의 존재 기반(팬)은 물론이고 중요 구성원인 선수에게 부당한 행위를 했음에도 그 잘못을 사죄하는 말은 단 한마디도 들리지 않았다. 그렇기에 KBO는 법적 소송에 따른 곤란함에도 굴하지 않고 허민 의장을 징계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하며 키움 구단에도 엄중 경고 제재를 내렸다.
키움과 관련한 문제에서 이제까지 ‘갓중경고’라는 솜방망이 처벌만 내리던 KBO가 강력하게 대처한 데는 이유가 있다. 정운찬 총재는 “키움 구단은 팬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프로스포츠 의무를 저버렸고, 구단과 선수 간 기본적인 신뢰 관계를 무너뜨리는 등 리그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를 했다.”라고 밝혔다. 즉, 팬들의 사랑 속에 구단과 선수단, 그리고 그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발전해온 KBO리그 가치가 더는 훼손되어서는 곤란하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KBO의 징계에 키움, 혹은 허민 의장이 실제로 법적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그때는 일구회는 물론이고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팬이 KBO와 함께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소송전은 곧 야구계와 팬의 강력한 저항을 불러올 수 있음을 키움과 허민 의장은 깨달아야 할 것이다. 다시는 KBO리그를 ‘야구놀이터’로 삼지 않기를 키움과 허민 의장에게 강력하게 경고한다. 또한 이것을 계기로 키움이 더는 KBO리그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기를 바란다.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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