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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악성 종양으로 힘들었던 과거를 떠올렸다.
27일 밤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3'에는 오은영 박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유희열은 "박사님 인기가 어느 정도냐면 어디만 가면 알아본다더라. 휴게소 화장실에서도 인사를 하고 뭘 물어보신다더라"라고 말을 건넸다. 오은영 박사는 "제가 화장실 안에 있으면 밖에서 노크를 하며 '오은영 박사님 맞으시죠?'라고 한다. 화장실 안에서 입은 안 바쁘다. 문 사이를 두고 상담이 시작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진짜 부모들은 자식을 진심으로 잘 키워하고 싶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궁금하게 많다는 건 알고 싶다는 거고, 알고 싶은 걸 물어본다는 건 배우고 싶다는 거다. 배우면 조금씩이라도 바뀐다. 기본 출발과 의도가 너무 좋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은영 박사는 정신과에 대해 "원래 우리 과가 한 사람을 보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한 사람을 이해해야 하고, 성장과정,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늦게까지 봐도 많이 못 본다. 빨리빨리 볼 수가 없다"라며 "의사 생활 30년째다. 많은 사람을 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희열은 "'대화의 희열1'에 이국종 교수님이 출연했다. 그런데 이국종 교수가 오은영 박사의 제자라더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은영 박사는 "제가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를 할 때였다. 이국종 선생은 병원에 있을 때도 굉장히 눈에 띄었다. 당시 저보다 선배 교수님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학교에서 다 같이 장례를 치렀다. 굉장히 진심을 다해서 학생 대표로 선생님을 잘 보내드리는데, 그때부터 좋은 의미로 '좀 별나다'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어린 시절 어떤 아이였냐"는 물음에 오은영 박사는 "저는 미숙아로 태어났다. 8개월 만에 태어났다. 그 당시에 그렇게 태어나면 생존이 어려운 시기이기도 했다. 자가 호흡 가능 여부가 중요한데, 저는 호흡을 했다. 1900g으로 태어났다"라며 "정말 키우기 어려웠다. 안 먹고, 안 자고, 잘 우는 아이였다"라고 답했다.
유희열은 오은영 박사에게 "우리 아이가 딱 사춘기다. 중학교 3학년이다. 한때는 딸의 휴대전화에 가족사진이 많았다. 1~2년 전부터 가족사진이 희미해지더니 이제 우리 사진은 아예 없다. 어제의 딸과 매일 작별하는 느낌이다. 너무 슬프다"라고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오은영 박사는 "부모와 자녀는 원래 친해야 한다. 친할 때는 기본적인 사랑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있다는 거다. 아이들이 부모와의 관계에서 억울하기도 하다. 사랑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있으면 그런데 이 억울함이 분노가 되지 않고 넘어간다. 그러려면 어릴 때 굉장히 친해야 한다. 단단하게 친해놓은 다음에 청소년기에는 멀어져야 한다. 자식은 탯줄이 끊기는 순간부터 타인이다. 거리를 두는 것이 존중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이게 거꾸로 되는 경향이 있다. 아이가 어릴 때는 바빠서 관심을 못 주다가 청소년기에는 딱 붙는다. 따님은 부모가 차지했던 비중이 좀 줄면서 또래, 선생님, 아이돌스타 등이 자리를 메꾸면서 발달해나가는 거다. 아이가 성인이 되면 다시 다정하게 대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라며 "양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독립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유희열은 "그게 직감되는 거 같다. '이제 시작됐구나'라는 걸 알겠으니까.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농담을 하면 웃어준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은영 박사는 대학교에서 남편을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9년 연애 후 결혼했다. '연애할 시간이 있나'하는데 할 걸 다 한다"라며 "남편은 피부과 의사다. 관리도 해주고 당겨도 준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오은영 박사는 지난 2008년 건강검진에서 담낭에 종양을 발견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후배 의사가 '이렇게 모양이 보이면 악성 종양을 의심한다. 초음파 검사를 통한 확진율이 93% 된다'고 하더라. 집에 가서 동기들에게 연락하니 '그거 장난 아니다. 너 빨리 진료 봐라'라고 하더라"라고 떠올렸다.
이어 "주말 1박 2일 동안 많은 부분을 정리했다. 잘못되면 문제가 커지니까 보험증서, 통장 비밀번호 등을 정리했다. 마음이 차분해지더라. 남편은 울고불고 하는데, 저는 어떻게도 마음을 설명할 수가 없더라. 월요일 아침에 병원에 가니 선배가 '배를 열어서 처치하며 확진을 할 수밖에 없다. 빨리 수술에 들어가자'고 하더라. 악성 종양이면 6개월, 전이가 됐다면 3개월 정도 예상해야 한다고 했다"라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진 = KBS 2TV 방송 화면]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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