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롯데 자이언츠 구단이 무려 98억 원을 쓰면서도 갑(甲)이 아닌 을(乙)의 위치에서 계약을 했다. 손아섭이야기이다. 그 계약이 올 시즌을 마치고 두 번 째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외야수 손아섭(33)과의 재계약에 발목을 세게 잡을 전망이다.
손아섭은 한국시리즈가 종료되고 5일이 지나면 원 소속팀 롯'데를 포함해 10개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을 할 수 있다. 전 소속팀 우선 협상권은 없어진다.
롯데가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을 빼앗길 수도 있게 된 배경은 2017년 11월26일 롯데 구단과 맺은 4년 총액 98억원 계약의 마지막 연도인 올시즌 연봉 때문이다.
손아섭은 지난 해 연봉 20억원을 받았다. 팀 동료인 이대호(25억원)에 이어 전체 2위였다. LG 김현수의 경우는 작년 13억원이었다.
그런데 손아섭의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 연봉이 5억원으로 무려 75% 삭감됐다. 이유는 당시 구단 간 자유계약선수 영입 경쟁이 과열된 나머지 나온 부작용 때문이다.
타 팀의 FA 선수를 데려갈 경우 원 소속팀에 대한 보상 규정이 있는데 전년도 연봉의 100%+보상 선수 1명, 혹은 전년도 연봉의 200%(선수 보상 없음)이다.
KIA 타이거즈가 메이저리그에 도전해보고 돌아온 투수 양현종과의 계약에서 유리한 이유가 전년도 연봉 규정이다. KIA는 양현종에게 2020시즌 연봉 23억원을 지급했다. 양현종을 KIA에서 계속 뛰게 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었다. 만약 양현종을 선수 보상 없이 잡으려면 원 소속팀에 46억원을 보상금으로 줘야 한다.
그런데 손아섭의 경우는 전 소속팀 롯데에 금년 연봉(5억원)의 200%를 보상해줘도 10억원이다.
당시 롯데는 계약금과 연봉을 분리하지 않고 총액만 98억원이라고 발표했다. 타구단과 비교가 됐다.
그해 롯데가 삼성에 빼앗긴 포수 강민호의 경우는 4년 총액 80억원(후에 논란이 있었다)에 계약금 40억원, 연봉 10억원(2018)-12억5000만원(2019)-12억5000만원(2020)-5억원(2021)의 구조였다. 삼성 강민호도 이번에 자유계약선수가 된다.
롯데로서는 손아섭을 포기하기도 어렵다. 1988년생 손아섭은 내년 34세가 된다. 4년 계약을 한다면 37세에 두 번 째 FA 계약이 끝난다. 컨택트 능력, 승부 근성, 야구에 대한 집중력, 성실함에서 롯데는 물론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야수이지만 파워 면에서 경쟁자인 NC 나성범, 두산 김재환에 비해 부족하다.
이미 몇 구단에서 손아섭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손아섭이 유리한 위치에서 FA 계약을 추진할 수 있는데 2년 연속 코로나 19 파행으로 구단 재정이 어려워 과연 FA 시장이 어떻게 형성될지 미지수이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