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윤욱재 기자] 이번에도 반전은 없었다. 두산이 벼랑 끝에 몰렸다.
두산 베어스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두산은 1차전 2-4 패배, 2차전 1-6 패배에 이어 한국시리즈 3연패로 이제 1패만 더하면 준우승에 만족해야 한다.
이날 두산은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복귀전을 치렀고 미란다는 최고 150km에 달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KT 타선을 1점으로 막았지만 타선이 1점 밖에 얻지 못하면서 빈타에 허덕인 것이 문제였다. 두산이 한국시리즈 3경기를 치르면서 얻은 점수는 고작 4점. 이러니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것이 어쩌면 당연했다.
두산 선수들은 지금 '파김치'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해에도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지만 결과는 준우승이었다. 올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했다. 피로도가 극심할 수밖에 없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작년보다는 올해가 더 (상태가) 좋지 않다고 봐야 한다. 베스트 라인업의 무게감도 그렇고, 체력도 그렇고 작년과 다르다. 지쳤다는 말을 하기엔 그렇지만 피로도가 쌓였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3연패 뒤 4연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없었다. 그러나 '좌절금지'다. 두산은 21년 전인 2000년 한국시리즈의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당시 두산은 리그 최강팀 현대를 맞아 1~3차전을 모두 패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중심타선을 이끌던 김동주가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4차전에서 조계현의 역투, 5차전에서 정수근의 싹쓸이 3루타, 6차전에서 심정수의 홈런과 박종호의 실책에 힘입어 3연패 뒤 3연승을 거두는 '미라클'을 연출했다. '미라클 두산'이란 별칭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었다. 비록 7차전에서 톰 퀸란에 홈런 2방을 맞고 무너졌지만 두산의 뒷심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물론 올해 두산의 행보는 충분히 놀라웠고 이대로 한국시리즈에서 물러나도 충분히 박수를 받을 자격은 있지만 그래도 한국시리즈가 끝난 것은 아니기에 마지막으로 힘을 내야 하는 시기가 왔다. 두산은 지난 해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서 4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낸 경우는 있었어도 단 한번도 4연패로 물러난 적은 없었다.
[두산 선발 미란다가 5회초 1사 심우준에게 안타를 허용한 뒤 박세혁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첫 번째 사진) KT 유한준이 1회초 2사 2루서 배정대의 중전안타때 홈에서 아웃되고 있다.(두 번째 사진) 사진 = 고척돔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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