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스토브리그는 긴 시즌을 치르는 동안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고 전력을 보강하는 등 차기 시즌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다. 그러나 4년간 가을 무대를 밟지 못한 롯데 자이언츠의 오프 시즌은 보강보다 유출이 더 많다.
롯데는 올해 래리 서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53승 8무 53패로 5할 승률을 기록했다. 비록 지난해(7위)보다 순위가 한 계단 낮았지만 가능성을 내비치기에는 충분했다. 롯데는 서튼 감독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고, 레임덕 현상을 막기 위해 지난 17일 연장 계약을 체결하며 팀이 안정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그러나 서튼 감독의 계약 연장 소식이 무색하게 롯데의 소극적인 스토브리그 행보는 변하지 않았다. 롯데와 마찬가지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IA는 나성범(총액 150억원), 양현종(103억원)과 계약을 맺으며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 NC 또한 나성범의 유출이 있었지만, 박건우(100억원)와 손아섭(64억원)을 품었고, 한화는 내부 단속에 그쳤지만, 최재훈을 붙잡았다.
'게임체인저'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좋은 자원들이 시장에 쏟아지고, 대부분의 팀들이 전력을 보강하기 위해 힘을 쓰고 있지만 롯데의 겨울은 아직까지 조용하다. 기존의 우수한 자원을 바탕으로 순위 경쟁을 펼쳐도 쉽지 않은 마당에 롯데는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와 작별했고, 설상가상으로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을 놓치면서 전력 보강은 커녕 마이너스가 됐다.
흡사 4년 전과 비슷하다. 롯데는 4년 전 마땅한 대안이 없는 강민호를 잡지 못했다. 김준태(KT 위즈), 나균안, 안중열, 지시완, 정보근 등 많은 포수 자원들이 기회를 받았지만, 안방을 완전히 꿰찬 선수는 없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외야 자원으로 추재현 김재유, 신용수를 비롯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고승민, 신인 조세진이 있다. 그러나 손아섭의 공백을 단기간에 상쇄할 선수는 없어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FA 선수를 영입한다고 무조건 우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존의 전력에 플러스가 될 요인이 없다면 성적은 제자리 걸음을 할 가능성이 높다. 아직 FA 시장은 폐장하지 않았고 많지는 않지만, 자원들이 나와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성능 좋은 무기를 갖춰야 이길 가능성이라도 생긴다. 늦었지만 집토끼 정훈에게 총력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이대호는 올해 초 롯데와 FA 계약을 맺으면서 "2년 내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뒤 은퇴를 하고 싶은 생각뿐이다. 이번 계약에는 우승 옵션도 넣었다"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팀 전력이 약해지는 상황에도 이대호는 개인 훈련을 통해 과거 시애틀 매리너스 시절만큼 체중 감량을 하면서 마지막 시즌을 준비 중이다.
이대호의 오랜 염원과 달리 롯데가 지금의 행보를 이어간다면 2022시즌 가을 무대를 밟는 것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롯데가 어떻게 스토브리그를 마무리하고 차기 시즌을 준비할지 남은 기간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대호와 손아섭.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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