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지난 해 크리스마스 이브날. FA 강민호는 삼성 라이온즈와 도장을 찍었다. 삼성은 24일 "강민호와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강민호는 4년간 계약금 12억원, 연봉 합계 20억원, 인센티브 합계 4억원 등 최대 총액 36억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사실 강민호는 롯데가 탐낸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결국 삼성에 남았다. 당연하다. 계약직후 가진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강민호는 "마지막 목표는 우승이다. 올해의 아쉬움을 잘 새겨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말하는 우승은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강민호는 우승에 한이 맺혀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5년전인 2017년 롯데 유니폼을 입은 후 나온 FA 시장에서 친정팀을 박차고 나온 이유는 아마도 한가지였을 것이다. 물론 돈일수도 있지만 그가 내다본 것은 우승 가능성이 분명해 보인다.
강민호가 롯데라는 팀에 남는다면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을 것이다.
우승 가능성만 놓고보면 야구 문외한이라도 롯데보다는 삼성이 더 높았다는 것 쯤은 알수 있으니 말이다. 물론 결과는 롯데나 삼성이나 둘 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하지 못했다.
강민호가 “마지막 목표는 우승이다”고 말했지만 그는 우승보다 더 안타까운 ‘불명예 기록’을 하나 갖고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기위해서는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라가야 한다. 그게 먼저이다.
안타깝게도 강민호는 현역 프로야구 선수들 중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지만 아직 한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한 선수로 남아있다.
언뜻 보기에는 선배인 이대호가 더 많은 경기를 뛰었다고 생각 할 수 있지만 이대호는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 하는 바람에 강민호보다는 KBO 경기수가 적다.
강민호는 2004년 프로야구에 데뷔했다. 지난 해까지 18시즌 동안 무려 1978경기에 출장했다. 그렇지만 강민호는 18년 동안 단 한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우승은 두 번째 치더라도 KS무대 조차도 올라가지 못한 선수이다.
정말 지난 해 10월31일 한 경기만 승리했더라면 강민호는 18년 묵은 한을 풀 수 있었는데 마지막 한 경기에서 지는 바람에 그의 꿈이 산산조각 났다.
강민호는 2013년 시즌을 마치고 생에 첫 FA자격을 얻었지만 그는 친정팀에 눌러 앉았다. 그리고 두 번째인 2017년에는 롯데를 버리고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비록 돈을 챙겼을지 모르겠지만 강민호는 꿈은 이루지 못했다.
만약에 2013년 첫 FA때 삼성으로 이적했더라면 강민호는 우승반지를 손가락에 끼고 있었을 것이다. 삼성이 2014년 KS 우승팀이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에는 삼성이 강민호에게 오퍼를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말이다.
두 번째 FA자격을 얻었을 때 그제서야 강민호는 친정을 버리고 고향팀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2015년까지 한국시리즈에 올라간 팀이었기에 선택을 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때부터 삼성은 몰락의 시기였다. 제일기획으로 넘어간 후 지난 2020년 시즌까지는 포스트시즌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 해 겨우 기회를 얻었지만 마지막 한경기 때문에 꿈이 무산됐다.
두 번의 FA선택 결과만을 놓고 보면 강민호는 흔히 말하는 ‘똥손’인 셈이다. 마지막 선택이 ‘금손’으로 변할 수 있을까. 아마도 강민호는 올해 첫 태양을 보고 ‘우승 소망’을 빌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삼성]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