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프로의 세계에 ‘아름다운 이별’이 있겠느냐마는 ‘어쩔 수 없는 이별'을 하게도 된다. 이도 저도 아니면 서로 상처만 남는다.
롯데 구단이 2007년 신인 2차 4라운드에 지명해 부산고를 갓 졸업하고 19세부터 15년간 롯데에 몸담은 우익수 손아섭(33)과 결별했다. 그런데 최근 롯데 야구의 미래를 그리고 있는 성민규(40) 단장이 연합뉴스와의 인터뷰 등을 통해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을 떠나보낸 배경을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야구의 도시, ‘구도(球都)’ 부산을 연고로 한 전국구 롯데 팬들의 마음(心)에 큰 혼란을 주고 있다.
성민규 단장은 연합뉴스에 ‘욕을 하실 거면 제대로 알고 하시라는 거죠’라고 현재 심정을 토로했다. 누가 욕을 하고 누가 제대로 모르고 욕을 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부정적인 언론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손아섭을 놓친 구단에 대해 비난하고 있는 팬들에게 제대로 알고 하시라고 하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
그러나 손아섭과 롯데 구단의 이별 방식은 분명히 달랐다. 손아섭은 롯데 구단이 어떤 조건을 제시했고 NC 다이노스가 그보다 더 많은 돈에 좋은 조건을 제시해 가게 됐다는 설명을 언론이나 팬들에게 하지 않았다. 부산의 유력 신문에 자비로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인사를 광고를 통해 게재했다. 메이저리그 방식이다.
롯데 구단도 조용히 지켜봤다. 그러다 갑자기 FA 계약 관련 ‘언급 사양’ 기조를 바꿔 성민규 단장이 적극적으로 나서 인터뷰로 구단도 최선을 다했음을 밝혔다.
FA가 된 선수가 타 구단으로 이적했을 경우 보통 떠나보내게 된 구단은 최종 제시액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 메이저리그도 비슷하다. 비공식적으로 흘러나오는 경우가 있어도 구단이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는다.
NC 다이노스 구단이 공식 발표한 바와 같이 손아섭은 4년 64억원의 조건에 롯데를 떠났다. 롯데 성민규 단장은 ‘4+2년 59억 원’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롯데 구단의 자체 연봉 산출 방식으로 보이는 통계 수치 분석에서 30억대 중반의 몸값이 나왔으나 그 보다 높여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이 해명이 손아섭과 NC 다이노스 구단 모두를 불쾌하게 하거나 곤란하게 만들고 말았다. 롯데 구단은 15년을 뛰다가 떠난 프랜차이즈 스타를 평가절하했다. 구단 자체의 객관적 분석으로는 30억 원대 중반 선수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도 여러 사정을 고려해 반드시 잔류시키기 위해 59억 원까지 높였다고 했다. 그러나 결국 돈으로 NC 다이노스의 64억 원에 이기지 못했다고 밝혔다.
NC 다이노스 구단도 불쾌하기는 마찬가지가 됐다. 롯데가 그 정도로 평가한 선수를 자신들은 웃돈까지 더 얹어줘 데려온 결과가 되고 말았다.
이제 정훈과의 FA 협상을 남겨 놓고 있는 롯데 구단이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있다. 롯데 팬들의 자존심이다. 과거 롯데의 암흑기를 떠올려 보면 된다. 올시즌 사직구장이 텅 비게 되면 어쩔 건가.
롯데의 해명대로라면 기간은 빼고 롯데 59억 원, NC 64억 원이다. 5억 원의 차이가 난다. 5억 원으로 손아섭을 놓쳤다고 주장하는 롯데 구단의 해명을 누가 합리적인 결정으로 생각할까.
[사진=NC]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