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군가 터집니다.
2021-2022 FA 시장은 폐장 분위기다. 남아있는 유일한 FA 정훈은 사실상 원 소속팀 롯데와 단일 협상 중이다. 14명의 계약자 중 무려 6명이 이적을 택했다. 이들 중 4명은 지난 시즌 소속팀에 보상선수를 남겼다.
주인공은 문경찬(손아섭 보상, NC→롯데), 하준영(나성범 보상, KIA→NC), 강진성(박건우 보상, NC →두산), 김재성(박해민 보상, LG→삼성)이다. 어느 팀에선 핵심멤버에 들지 못하더라도, 또 다른 팀에선 가치를 인정 받았다는 의미다.
올 겨울 보상선수 4인방 중에선 2명이 KIA 출신이다. KIA는 수 년 전부터 젊은 투수 발굴에 주력했다. 마무리로 키워낸 정해영 정도를 제외하면 아직 빛을 보지 못한 투수가 많다. 문경찬과 하준영은 언젠가 타이거즈에서 터질만한 후보였다.
실제 문경찬은 2019년 54경기서 1승2패24세이브 평균자책점 1.31로 맹활약했다. 당시 박-전-문(박준표-전상현-문경찬) 트리오의 일원이었다. 실질적으로 박준표와 전상현이 문경찬을 돕는 역할이었다.
그러나 문경찬은 2020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해 NC로 떠났다. 당시 KIA가 야수 줄부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김태진을 영입했다. 김태진이 지난 시즌 주전 3루수로 도약하면서 이 트레이드는 KIA에 성공적이었다. 단, 30대 초반의 불펜투수를 잃은 건 아쉽긴 하다.
그런 문경찬은 2020년과 작년에 NC에서 나름대로 공헌했다. 그러나 2019년만큼의 임팩트는 없었다. NC는 보호선수 명단에서 과감하게 제외했다. 나이가 아주 적지는 않기 때문에 코어 유망주를 보호하기 위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롯데의 경우 성민규 단장이 지속적으로 젊은 마운드 구축에 집중하고 있고, 문경찬이 레이더에 들어왔다. 최준용과 함께 마무리 김원중 앞에서 핵심 셋업맨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준영도 KIA가 공 들인 유망주였다. 2020년 5월 토미 존 수술을 받고 2021시즌까지 뛰지 못했다. 2년을 날렸으나 NC는 하준영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재활 리스크를 극복하면 차세대 왼손 주력 불펜으로 손색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군 복무를 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만 23세다.
두산이 박건우의 보상선수로 영입한 강진성은 역대 보상선수 리스트 중에서도 최상위급으로 꼽힌다. 지난 2년간 NC 주전 1루수였다. 2020시즌 타율 0.309 12홈런 70타점으로 포텐셜을 터트렸고, 2021시즌에는 타율 0.249 7홈런 38타점으로 주춤했다. 강광회 심판의 아들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만 29세의 군필 내야수다. 1루수 요원이 부족한 두산에 안성맞춤이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FA 유출이 많았고, 그때마다 포지션 관계 없이 잠재력과 능력에 초점을 맞춘 지명으로 성공 사례를 꽤 남겼다. 이미 보상선수로 영입한 강승호와 박계범이 주력 중앙내야수로 성장했다. 강진성이 두산에서 부활하면 박건우 공백도 최소화할 수 있다.
삼성이 박해민의 보상선수로 데려간 포수 김재성도 주목해 볼만하다. 강민호를 붙잡았고 김태군까지 영입했음에도 김재성까지 품은 건 김재성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는 의미다. 실제 LG가 이성우의 은퇴 후 주전 유강남의 백업으로 키우려고 했다.
삼성은 김재성을 영입하면서 포스트 강민호에 대비했다. 플랜B로 트레이드 카드가 될 수도 있다. 보상선수 4인방 중에서 올 시즌 당장 기회를 잡을 가능성은 낮지만, 장기적 차원에선 누구보다 가치 있는 조각이 될 수 있다.
[문경찬과 하준영(위), 강진성(가운데), 김재성(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