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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딱 한달전인 2021년 12월4일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3라운드 첫 경기인 대한항공전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알렉스를 벤치에 앉혀놓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알렉스에 대한 경고인 셈이었다.
물론 경기에서 제외한 것이 아니라 교체 선수로 코트를 밟도록 했다. 이날 경기에서 우리카드는 대한항공에 0-3으로 완패했다. 알렉스는 단 1점만 뽑았다. 아마도 역대 외국인 선수로는 가장 적은 점수를 올렸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는 다음경기였던 KB손해보험에 1-3으로 패한 후 지난 2일 4라운드 대한항공과의 첫 경기까지 6연승을 달리며 봄배구에 대한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눈에 띄는 것은 올시즌 대한항공에 내리 3연패를 당했던 우리카드가 3-0으로 설욕했다는 점이다.
우리카드가 연승행진을 시작한 날은 지난 달 14일 현대캐피탈전이었다. 세트스코어 3-1 승리였다. 이후 OK금융그룹-한국전력-삼성화재-삼성화재-대한항공에 이르기까지 모두 3-0 완승을 거두었다. 단번에 승점도 30점을 기록, 한경기 적게한 한국전력과 동점을 이루며 4위로 올라섰다. 1위 대한항공, 2위 KB손해보험과는 6점차.
그럼 딱 지난 한달간 어떤 일이 우리카드에서 벌어졌을까. 6연승 요인을 알아봤다.
①알렉스 극약처방...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다시 자리매김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외국인 선수로 2년째 알렉스와 동행중에 있다. 그만큼 믿음이 크다는 것이다. 하지만 1,2라운드에서 알렉스는 지난 시즌에 보여줬던 성격 문제를 노출했다. 그래서 신 감독은 3라운드 대한항공전에 알렉스를 벤치에 앉히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신영철 감독은 알렉스에 대해서 “승부욕은 강하지만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환경에 따라 기복이 심하다. 예민한 성격이다”라며 “그래서 이것을 컨트롤 하기가 쉽지 않은데 대한항공전 이후 많이 좋아졌다. 역시 알렉스가 제실력을 발휘해준 덕분에 6연승이 가능했다”고 칭찬했다.
그럼 어떻게 신감독은 알렉스를 제자리로 돌려놓았을까? 신영철 감독은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이야기를 했다”며 “알렉스를 빼고 경기를 할 생각이 없다. 팀의 에이스이고 기둥이다. 책임을 져야한다”라고 정신 교육을 좀 시켰다고 한다.
②세터 하승우-리베로 이상욱 '군기잡기'
우리카드의 세터는 하승우이다. 하지만 남자팀에서 하승우의 세터 능력은 중위권에서 벗어나 이제 막 상위권으로 진입할 정도의 수준이다. 다른 팀 세터에 비해서 다소 처지는 게 사실이다.
신감독이 보기에는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표정이 바뀌고 남탓을 하기 시작했다. 이를 바로 잡아줬다고 한다. 리베로 이상욱도 비슷한 경우여서 신 감독은 시쳇말로 “군기를 좀 잡았다”고 했다.
③결정적인 실수 줄여 '봄배구'성큼
신영철 감독이 진단한 1, 2라운드 부진의 원인은 팀이 핀치에 몰렸을 때 생각지도 않는 범실을 너무 많이 범했다고 한다.
우리카드는 5세트나 세트 점수가 20점을 넘어섰을 때 분명히 정상적인 플레이를 했다면 뺏거나 경기를 이겨야하는 경우에서도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많이 범했다. 현대캐피탈과의 11월 26일 경기를 보더라도 5세트에서 8-8에서 내리 5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신영철 감독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실수를 범했는 경우와 너무 쉽게 실수를 저질렀을 때는 경기 분위기가 달라진다”며 “3라운드부터 이점이 많이 좋아졌다. 실수하더라도 남탓을 하지 않는 분위기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팀의 약점을 보완하고 선수들의 정신력을 가다듬고 팀을 재정비한 신영철 감독은 조심스럽게 ‘봄배구’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신 감독의 말속에 벌써 거의 계산이 나와 있는 듯 했다.
[사진=곽경훈 기자]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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