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이)대호 형과 같이 가을 야구를 하고 싶습니다"
정훈은 지난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육성 선수로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현대에서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방출의 쓴맛을 본 정훈은 일찍 군 문제를 해결했고, 2010년 롯데 자이언츠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정훈은 롯데 입단 첫 시즌부터 조금씩 1군 무대를 밟기 시작했고, 2013년부터 100경기 이상 출전하는 등 '주전'으로 도약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2015년 146안타 9홈런 62타점 타율 0.300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입지기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였다. 경기 출장 횟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한 것. 하지만 정훈은 늦었지만, 다시 한번 꽃을 피웠다. 지난 2020년 허문회 전 감독의 신뢰 속에 주전으로 재도약했고, 121안타 11홈런 타율 0.295 OPS 0.809를 마크했다.
'반짝' 성적은 아니었다. 정훈은 2021시즌 135경기에 나섰고, 142안타 14홈런 79타점 70득점 타율 0.292 OPS 0.818을 기록하며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그리고 지난 5일 생애 첫 FA를 통해 롯데와 3년 총액 18억원에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계약 규모에 대한 아쉬움은 있을 수 있지만, 정훈은 롯데에 잔류했다는 점에서 가장 기뻐했다. 그는 "롯데에 남을 수 있게 돼 너무 좋다. 계약까지 기간이 길어져 힘든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팬분들이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처음부터 롯데에 남고 싶었다. 이번 계약이 야구 인생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신중하게 하다 보니 늦어졌다"고 말했다.
12년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정훈은 앞으로 3년 더 롯데 유니폼을 입는다. 가까운 목표였던 첫 FA 계약을 마친 정훈의 다음 목표는 '가을 야구'다. 롯데의 '상징' 이대호가 은퇴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정훈의 목표의식은 더욱 뚜렷하다.
정훈과 이대호는 매우 막역하다. 이대호가 일본과 미국으로 떠났을 시기를 제외하면 7년간 한솥밥을 먹었고, 롯데에 입단했을 때부터 '호형호제'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 함께 선수 생활을 할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이대호와 함께 가을 무대를 밟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정훈은 "(이)대호 형이 은퇴를 한다고 했지만,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같다. 대호 형이 올 시즌 50홈런을 칠 수도 있는 것이다"라며 "대호 형과 가을 무대를 밟아봤지만, 또다시 함께 가을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가 지난 2017년 이후 다시 가을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정훈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스스로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손)아섭이의 빈자리까지 대호 형, (전)준우 형과 잘 메우도록 해야 할 것 같다. 함께 팀을 잘 이끌어서 위에서 놀고 싶다"며 "가을 야구를 통해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좌)와 정훈(우).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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