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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오징어 게임'의 오영수(78)가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인들의 '깐부 할아버지'로 우뚝 섰다. 백인 위주의 미국 골든 글로브 시상식의 높은 장벽을 무너뜨리고, 한국 배우 최초 연기상인 '남우조연상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1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선 제79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2022)이 열렸다. 이번 시상식은 할리우드 보이콧 여파로 방송사 및 온라인 생중계 없이 무관중으로 진행됐으며 수상자는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발표했다.
올해 조용하게 개최되긴 했으나, 미국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현지에서 가장 권이 있는 아카데미상(오스카)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시상식이다.
이에 황동혁 감독의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뜻깊은 성과였다. 더군다나 '오스카상' 수상에 빛나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20), 윤여정의 '미나리'(2021)도 골든 글로브에선 '외국어 영화상' 수상에 그쳤던 바. 지난해 강력한 여우조연상 후보로 거론됐던 윤여정을 외면하며 논란을 샀던 골든 글로브다.
이로써 골든 글로브의 연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건 '오징어 게임'이 최초였다. '오징어 게임'은 TV드라마 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이정재), 남우조연상(오영수) 등 무려 3개 부문 후보에 등극해 화제를 모았다.
결국 오영수가 콧대 높은 골든 글로브를 꺾었다. 그는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 '더 모닝쇼'의 마크 듀플라스, '석세션'의 키에란 컬킨, '테드 레소'의 브렛 골드스타인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선정,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 글로브 연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오영수는 '오징어 게임'에서 1번 오일남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우린 '깐부'잖아" "'깐부'끼리는 네 거, 내 거가 없는 거야", "이러다 우리 다 죽어!" 등 대사를 유행시키며 '오징어 게임'의 글로벌 인기에 크게 한몫했다.
수상 낭보 직후 오영수는 넷플릭스를 통해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습니다"라며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입니다.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뭉클한 수상 소감을 남겼다.
59년 연기 경력을 자랑하는 오영수는 한결같이 배우로서 올곧은 신념과 행보를 보여오며 대중에게 감동을 안긴 바.
특히 그는 '오징어 게임'의 흥행 성공으로 광고 섭외 러브콜이 쇄도했으나 이를 모두 거절한 일화로 유명하다. 극 중 명대사와 같은 이름의 치킨 브랜드 모델 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오영수는 작품의 의미 훼손을 우려해 정중히 고사한 것.
오영수는 MBC '놀면 뭐 하니?+'에서 "붕 뜬 기분이다. 지금은 스스로를 정리하면서 자제심을 가지고 있어야겠다고 생각하는 중이다"라며 겸손하게 얘기하기도.
그는 "흔히 나이가 들면 열정이 사라진다는 말이 있지 않나? 그래서 이번에 '오징어 게임'에서 젊은 친구들과 함께하면서는 내가 더더욱 젊은 척을 하려고 했다. 동심으로 돌아건 것처럼 즐거운 추억이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오영수는 글로벌 인기를 뒤로하고, 뚝심 있게 다시 연극 무대로 돌아갔다. 현재 연극 '라스트 세션'에서 프로이트 역할로 분해 공연 중이다.
[사진 = 골든 글로브 SNS 캡처, 넷플릭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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