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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을 집필한 이나은 작가가 작품을 떠나보내는 소회를 밝혔다.
이나은 작가는 27일 화상 종영 인터뷰를 통해 '그 해 우리는'에 대한 속마음을 꺼냈다. 이 작가는 "아직 끝났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첫 지상파 입봉 작품이라 긴장했는데 무사히 끝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라며 운을 뗐다.
'그 해 우리는'은 헤어진 연인이 고등학교 시절 촬영한 다큐멘터리의 인기로 강제 소환되면서 펼쳐지는 청춘들의 첫사랑 역주행 로맨스다.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로 끝났어야 할 인연이 다시 얽히면서 겪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그렸다.
주연을 맡은 최우식(최웅 역)과 김다미(국연수 역)의 캐스팅 소식부터 화제를 모았다. 이나은 작가는 "최우식, 김다미 배우가 캐스팅 우선순위였다"라며 "우연히 최우식 배우의 인터뷰를 많이 봤었다. 여름방학이라는 예능을 보고 최우식을 상상하면서 글을 많이 썼었다. 캐스팅이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햇는데, 감사하게도 대본을 드릴 기회를 얻었다. 김다미 배우의 인터뷰를 보고도 너무 완벽한 국연수의 모습이 보이더라"라고 비하인드를 들려줬다.
이어 "너무 감사하면서 사실 두렵기도 하다. 좋은 배우님들을 너무 일찍 만난 건 아닐까"라며 "다음에 다른 작품을 하게 된다면 최우식, 김다미 배우를 다시 찾아가겠다. 물론 다른 배우분들한테도 그렇게 말씀드렸으니 섭섭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미소와 함께 이야기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그 해 우리는' 최종회는 완벽한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이별과 아픔을 겪었던 최웅(최우식), 국연수(김다미)는 마침내 "사랑해"라는 고백 속 청혼 엔딩으로 설렘을 안겼다. 에필로그에는 부부가 된 두 사람이 또다시 카메라 앞에 선 모습이 그려지며 훈훈한 감동을 더했다.
이나은 작가는 엔딩에 대해 "모든 것이 열려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엔딩을 정해놓고 쓰는 스타일이 아니라 다 열려있었다. 하지만 글을 쓰면서 최웅과 국연수에 너무 감정이입을 하게 됐고,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두 인물이 저에게 주는 위로가 많았다. 반드시 행복하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후반부터 들었다. 가장 아름답게 표현할 방법을 고민하다 부부엔딩이 나온 것"이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제가 하고 싶던 말이 다 마지막 회에서 나왔다. '그 해 우리는'이라는 제목과 마찬가지로 청춘들한테 전하는 메시지를 다 담았다"라며 "20대를 돌이켜봤을 때 별거 없는 것 같아도, 늘 옆에 있어 주고 서로의 기록이 되어줬던 친구·가족들이 존재해 위로와 즐거움을 얻었더라. 주인공은 우리고, 조금만 주변을 돌아봐도 특별한 인생이다"라고 진심 어린 말을 건넸다.
입소문을 타고 시청자의 공감대를 끌어내는 데 성공한 '그 해 우리는'. 특히 청춘들의 현실을 잘 반영했다는 호평이 줄을 이었다. 인기를 실감하는지 묻자 "처음에는 댓글들도 많이 봤는데, 일희일비하는 스타일이라 잘 안 보게 됐다. 그런데 개인 SNS로 연락이 오는 분들이 많아지다 보니 (인기를) 실감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나은 작가는 "마지막 화 이후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저와 같은 고민과 상처를 앓는 분들이 위로를 받았다고 하시더라. 그때 이 드라마를 쓴 이유가 완성됐다. '이런 드라마도 있어야지'라고 생각한 것"이라며 뿌듯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공감 유발 대사의 비결로는 "20대의 제 경험도 물론 많이 녹아있다.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도 많이 가져와서 쓰는 편이라 더 현실적이었던 것 같다. 제 이야기를 아는 지인들은 드라마를 보면서 약간 힘들다고 하더라"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오그라들지 않게 쓰려고 노력"했다고도 덧붙였다. 이 작가는 "모든 장면이 다 오글거렸다. 현실적으로 쓰기 위해 노력했다. 모든 게 다 닭살 돋지만…'대추차 먹고 갈래?'도 오그라들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한편 이나은 작가는 "그동안 잔잔하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많이 했다. 나중엔 인간의 원초적인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하는 작품들을 해보고 싶다. 아마 또 사랑 이야기를 그릴 것 같다. 30대이기 때문에 30대의 사랑 이야기로 가겠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친근한 작가이고 싶어요. '내가 생각했던 걸 표현해주는 작가'로 봐주시면 좋겠어요. 올해는 '기깔나는' 차기작을 하나 만들고 싶으니, 시청자 여러분도 어디 가지 마시고 늘 제 곁에 있어 주세요."
[사진 = SBS '그 해 우리는' 스틸]
오윤주 기자 sop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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