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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SBS 아나운서 출신인 김수민(25)이 퇴사 이유를 밝혔다.
김수민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내가 25살에 SBS 아나운서를 그만둔 이유'란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SBS 퇴사를 결정하기까지 많은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자신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김수민은 "퇴사를 해야 하는 이유와 회사를 다녀야 하는 이유를 생각해 봤을 때 퇴사를 해야 하는 이유가 훨씬 더 많았고, 장기적으로 봤을때 '더 맞다'는 생각을 굉장히 오랫동안 했다"고 밝혔다.
"20대만 놓고 봤을 때는 후회할 수도 있죠"라면서 김수민은 "안정적이고, 드러나고, 꾸미고, 예쁜 직업이다 보니까 누구나 한번쯤은 선망해보는 직업이기도 하다. '안할래요'라고 고사할 이유가 요만큼도 없는 직업이다"면서 "그런데 그런 생각을 했다. 20대만 사나요? 130살까지 산다잖아요. 20대만 살 게 아니라는 게 저한테는 문제였다"는 것.
김수민은 "'30, 40대에 하기에 좋은 직업이 아니에요'라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왜냐면 난 30, 40대에 그 직업을 안해봤기 때문이다. 간접 체험일 뿐이다. 단정적으로 '30, 40대의 내가 기대되지 않았어', '여자 아나운서가 무슨 비전이 있겠어' 이런 얘기 하고 싶지 않다. 그건 변명이고 핑계다. 내가 해본 게 아니니까"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이유를 밝히며 김수민은 "잠을 못 잤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그것 때문인지 몰라도 행복하지 않았다. '피곤하고 힘들어서 행복하지 않나'라고 고민도 해봤는데 그게 아니더라"며 "제가 능동적인 사람으로 살 수 없었다. 제가 주체로 살기 어려운 직업이었다. 수동적인 모양새의 직업이었다. 선택 받고 하차, 투입 이런 결정이 저한테 없고 어떤 권한이나 선택지가 저에게 있지 않았다. 오히려 인사권자나 PD나 이런 분들에게 있었기 때문에 제가 제 일을 '해냈다' 이런 성취감이나 인생의 주체로서 어떤 짜릿함을 어디서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는 것.
김수민은 "그런 제 자신을 돌아봤을 때 '아, 나는 되게 주체적인 사람이고 중요한 결정을 내가 해야 행복하구나' 하는 걸 느꼈다. 저에 대해서 알게 된 거다. 저는 그렇게 생겨먹은 저를 받아들여 주기로 했다. 시키는 일을 하는 게 편한 사람이 있고 시키는 일만 하는 게 너무 괴로운 사람이 있는 거다. 근데 그게 저였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김수민은 "그럼 '너는 그런 성격도 아닌데 왜 아나운서란 직업을 했어? 너 싫증났니? 아나운서 일에?' 이렇게 공격적으로 물어보시는 분도 있다. 싫증? 절 알게 된 거다. 왜 몰랐냐고 말씀하시면 해봐야 아는 영역이었던 것 같다. 아나운서 일을 해보지 않았다면 평생 이 직업에 대해 제가 지금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알고 있었을 것 같다"고도 했다.
다른 이유로는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 회사가 생각하는 성공과 성취의 기준과 제가 생각하는 성공과 성취의 기준이 잘 부합하지 않는 것 같았다"고 했다.
김수민은 "회사는 어쩔 수 없이 매일매일 시청률이라는 성적표를 받는 곳이었고 저는 실시간으로 댓글이나 반응으로 성적표를 받는 직업을 한 사람으로서, 빠른 발설과 배설 등 이런 것들이 빠르게 이슈를 만들고 지나가는, 이런 순리로 굴러가는 미디어가 내가 인생에서 구현하고 싶은 가치를 구현하는 곳인가 하고 생각했을 때 별로 아니었던 것 같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왜 이곳에 오고 싶었지? 보도나 정의나 사회적인 일들, 좋은 영향을 준다거나(그런 점을 바랐는데), 그것이 차지하는 비중을 놓고 봤을 때 제가 기대했던 것에 미치지 못했고, 기대하는 만큼의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직업이 아나운서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나운서를 그만해야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김수민은 "방송을 연예인처럼, 프리랜서 방송인처럼 하고 싶었다면 회사를 더 다녔을 것"이라며 "방송은 좋다. 하지만 방송만 하는, 방송을 전업으로 하는 사람으로 살기를 선택하기에 제 인생이 앞으로 굉장히 길텐데"라고 했다.
더불어 김수민은 "방송은요, 여러분, 이렇게 말하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금방 배워요"라고도 했다. "연기, 가창력 이런 것들과는 또 다르다"며 "방송은 물론 적응하는데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지만 배우려면 되게 빨리 배운다. 일반인 분들도 척척척척, 유튜버 분들도 척척척척 나보다 방송 잘하는 사람 많을 텐데"라고 했다.
이어 김수민은 "내가 평생을 바쳐서 공부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 열심히 노력해서 배움직한 것이 뭘까, 왜 배우고 싶은지, 어떤 것을 배우고 싶은지, 이런 것들이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설명하더라. 내가 뭘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수민은 퇴사 결정에 영향을 준 책들도 소개했다.
특히 김수민은 "엄마가 '날개 달았을 때 하고 싶은 거 다해' 하더라. '엄마 나 날개 없어' 했더니 엄마가 '자유' 그러더라. 자유를 날개라고 알려주는 부모를 만났다는 게 너무나 큰 행운이라는 것을 느꼈다"며 "설사 그런 지지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일지라도 여러분이 옳다는 걸 알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그걸 하지마'라고 말하는 사람이 여러분이 하고자 하는 걸 성공해본 사람이 아니라면 더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사진 = 김수민 유튜브]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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