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태국 남부지역 주민들이 최근 폭탄 테러로 공포에 휩싸였다. 말레이시아와 접경해 있는 태국 남부지역에서 하루 동안 10차례 이상 사제 폭발물이 터졌는가 하면, 지난해 발생한 폭탄 테러 용의자는 군경에 의해 사살됐다.
태국 남부 얄라주에서 지난 28일 사제 폭탄이 최소 13차례 터져 1명이 다쳤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폭발물은 편의점, 상점, 시장, 동물병원, 자동차 수리점 앞에서 터졌다.
현지 경찰은 수색 결과 스프레이 캔과 금속 파이프를 이용해 만든 시한폭탄을 최소 3개 발견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폭발물은 사람을 다치게 하고 시설물을 훼손하기 위해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태국 정부는 인근 나라티왓주에서 군경을 동원해 지난해 발생한 폭탄 테러 용의자 2명을 사살했다. 습격 전 투항을 권유했으나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은 불교 중심의 국가지만 최남단에 위치해 '딥 사우스'(Deep South)’로 불리는 나라티왓, 얄라, 빠따니 등 3개 주와 송클라주 일부는 종교, 인종, 문화적으로 말레이시아와 더 가깝다. 인종적으로도 무슬림 소수 민족인 말레이족이 대부분이다.
세계 주요 분쟁지역 중 한곳...그러나 늘 국제뉴스 관심권 밖에 있다. 왜?
역사적으로 이들 지역은 이슬람 통치자인 술탄이 다스렸으나 1909년 영국이 말레이시아에 대한 식민 지배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태국과 맺은 조약(보링조약)에 따라 불교 국가인 태국에 합병됐다.
이후 이슬람 반군들을 중심으로 분리 독립을 주장하며 오랫동안 테러와 무장분쟁을 벌여왔다. 일부 반군이 경찰을 공격해 400여 정의 총기를 빼앗고, 경찰관 4명을 살해했던 2004년 1월의 테러 공격이 대표적이다.
지난 2020년에는 나라티왓주 한 불교 사원에서 한밤중 괴한들의 총격으로 승려 두 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태국 정부는 반군들과 평화 협상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반군들이 여러 분파로 갈라져 있는 데다 그 실체가 외부로 드러나지도 않고, 중앙 정부에 대한 요구 사항도 뚜렷하지 않아 답보상태에 있다.
태국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지난 2년간 무장반군과의 협상을 중단했다가 최근 이를 재개했다.
이런 가운데 이들의 테러는 일상화됐고 그 피해도 다른 분쟁지역 못지 않다. 폭력 감시단체인 ‘딥사우스와치(DSW)’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이후 정부군과 소수민족 간의 무장충돌로 인해 지금까지 사망자는 7,300여명에 달한다.
그런데도 이들 무장세력이 한정된 지역에서만 테러를 자행한 데다, 국제 테러조직과 연계도 부정한 탓에 이 지역의 분쟁은 국제뉴스의 관심권 밖에 있기 일쑤였다.
무장세력 및 테러 분석가인 렁라위 찰럼리핀요랏은 과거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안타깝게도 (태국 남부지역) 사람들은 폭력에 익숙해졌고, 언론도 이를 따분한 일로 생각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재미가 없어졌다."
[사진설명:2019년 3월 14일 태국 남부 나라티왓 주 탁바이 지구의 국경 경비 초소 부근에서 무장세력의 폭발물 테러 공격이 발생한 뒤 군인들이 무장을 한 채 도로를 봉쇄하고 있다. 강의 오른쪽에는 말레이시아의 영토인 켈란탄주가 보인다. /AFPBBNews]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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