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코로나19 집단감염...'벗어야 하나 써야 하나', 마스크 딜레마에 빠진 선수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안전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싶지만 호흡이 힘들어 경기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선수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뛰는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대한 어려움이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마스크를 쓰고 나온 일부 선수들은 경기를 하던 중 마스크를 벗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호흡 문제로 처음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고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도 많다.

지난달 21일 리그가 잠시 중단된 지 10일 만에 V리그 여자부 경기가 재개됐다. 돌아온 V리그는 기존보다 더 강력한 코로나 대응 통합 매뉴얼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지난 3일 현대건설 선수 5명이 코로나19 추가확진이 되며 엔트리 조건 12명을 충족하지 못해 4일 GS칼텍스 경기부터 세 경기가 연기됐다.

KOVO는 경기장 모든 구역에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했다. 다만 경기 중에는 마스크 착용을 선수 자율로 맡겼다.

지난달 22일 IBK기업은행과 현대건설의 경기에서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코트에 들어섰다. 하지만 1쿼터 경기중 IBK기업은행 김희진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마스크를 벗어 김호철 감독에게 전달했다. 마스크를 벗은 김희진은 경기 초반 부진했던 모습을 털어내고 본인의 실력을 발휘했다. 곧이어 김주향, 산타나도 마스크를 벗었다.

현대건설 양효진은 코트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웜업존에 있을 때는 마스크를 벗고 거친 호흡을 가다듬었다. 야스민도 경기 중 답답함을 호소하며 마스크를 벗었다.

선수들은 코트에서 계속 뛰고 몸을 날리다 보면 호흡이 가파진다. 여자부 특성상 랠리가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랠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힘들어하는 선수들은 더 많아진다.

리그가 재개되고 경기를 치를수록 마스크를 쓰지 않고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이 점점 많아졌다. 마스크를 쓰고 몇 경기 뛰어보니 호흡의 문제부터 의사소통의 문제까지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문제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자 수비때 사인이 제대로 맞지 않았고 평소에 잘 나오지 않던 범실이 자주 나왔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감염 확산을 줄이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연습 때뿐 아니라 경기 중에도 마스크를 쓰고 있다. 하지만 마스크를 벗었다고 질타할 수는 없다. 방역 당국도 배구 경기라는 특수한 상황을 인정해 마스크 미 착용을 허용했다.

마스크를 쓴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힘들지만 우리 몸을 스스로 지켜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라고 말한다.

한편 V리그 여자부는 현대건설 선수들의 무더기 감염으로 리그 일정 축소 등의 위기감에 휩싸였다. 만약 다른 구단에서도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다면 여자부 경기 전체가 또다시 연기된다. 그렇게되면 봄 배구 진행 여부도 불투명해진다.

[마스크 딜레마에 빠진 선수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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