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지난 1982년 프로야구 출범때부터 지금까지 KBO리그와 인연을 이어온 MBC 해설위원 허구연씨가 차기 KBO총재로 급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사장들은 지난 2일 오후 서울 도곡동 KBO야구회관에서 '2022 KBO 3차 이사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각 구단 대표들은 지난 달 중도사퇴한 정지택 총재 후임을 추천했다.
프로야구에 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이 자리에서 프로야구 사장들 중 최소 3명이 허구연 해설위원을 차기 총재로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 뿐 아니라 중부권, 남부권 구단들도 허구연 위원을 추천했다고 한다.
하지만 허구연 해설위원은 KBO 정관상 이사회 재적이사 4분의 3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해 총회에 차기 총재 후보로 올라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KBO는 오는 11일 다시 차기 이사회에서 이를 논의하기로 했다.
즉 KBO는 남은 9일 동안 각 구단들이 허구연 위원과 다른 총재 후보를 놓고 구단주와 조율을 거쳐 누구를 총재로 추대할 지 11일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다.
허구연 해설위원이 복수의 구단으로부터 차기 총재로 추대 받은 것은 그만큼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헌신한 사람이 없어서이다. 프런트 경험만 없었지 감독과 해설위원, 총재 고문, 규칙위원장 등을 맡아 야구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
허구연위원은 설명이 필요없다. 프로야구의 ‘산증인’이다. 경남고-고려대-한일은행에서 야구를 직접 한 선수 출신인 허구연 위원은 야구 해설위원으로만 올 해 41년째를 맞고 있다.
허구연 위원은 1970년대말 동아방송 등에서 야구 해설을 시작했는데 올해에도 MBC와 다시 재계약, 41년째 마이크를 잡게 됐다.
특히 허구연 위원은 KBO 최연소 프로야구 감독 기록도 갖고 있다. 35살때인 1985년 10월17일부터 1986년 8월6일까지 지금은 없어진 청보핀토스 사령탑을 맡았었다. 이어 1987년에는 롯데 자이언츠 수석코치, 1990년과 91년에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마이너리그 코치를 역임하기도 했다.
행정가로서의 경력도 쌓았다. 2004년부터 12년까지 대한야구협회 이사를 맡았으며 KBO 규칙위원장, 기술위 부위원장, 야구발전위원장, 아시아야구연맹 기술위원회 위원장, 그리고 2018년부터는 KBO 총재 고문을 맡고 있는 등 프로-아마, 국내-국제 야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다.
이런 경력외에도 가장 주목할 점은 허구연위원의 야구 인프라 확충에 대한 열정이다. 유영구 총재 때 야구발전위원장을 맡은 허구연 위원은 야구 인프라 구축에 온힘을 기울였다. KIA 챔피언스 필드 뿐 아니라 삼성 라이온즈 파크, NC 다이노스의 구장을 지을 때 자문을 해주는 등 인프라 개선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프로야구 홈구장 개선 뿐 아니라 허구연 위원은 전국의 하천 둔치에 사회인을 위한 야구장을 짓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또한 지금 프로야구 구단들이 지방 스프링캠프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부산 기장과 경남 통영 등의 야구장 건립에도 자문을 하기도 했다.
국내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에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서도 몸을 바쳤다. 사재 1억원을 들여 캄보디아에 자신의 이름을 딴 야구장을 지었다. 베트남 첫 야구장도 그의 노력덕분에 완공했다. 그래서 일부 야구인들은 ‘허프라(허구연+인프라)’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밖에도 KT와 NC의 창단에도 힘쓰는 등 대한민국 야구인 중에서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서 허구연 위원보다 더 많이 노력한 사람은 없다고 해도 틀리지 않다.
이렇듯 프로 출범때부터 지금까지 40년간 KBO리그 발전에 수많은 공을 세운 허구연 위원이기에 프로야구단 사장들이 허구연씨를 차기 총재로 추대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허구연 해설위원을 반대한 프로야구단 대표들이 앞으로 남은 9일 동안 어떤 태도를 보일지 궁금해진다. 그들의 마음만 바꾸면 허구연 위원이 차기 총재로 새로운 KBO를 이끌 수장에 오르게 된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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