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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다른 빅마켓 팀들만큼의 지출을 원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메이저리그 노사는 새로운 협정을 두고 많은 부분에서 커다란 이견을 보인다. 그 중 하나가 사치세 한도 인상이다. 선수노조는 사치세 한도를 최대한 많이 올리려고 한다. 그러나 구단주들은 소폭의 인상만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치세 기준이 높아지면 빅마켓 구단들 중심으로 FA 시장에서 더 많은 돈을 투자하게 돼 있다. 선수노조가 바라는 그림이다. 반면 구단주들로선 사치세 기준을 최대한 덜 올려야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스몰마켓 구단일수록, FA 시장에서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구단일수록 사치세 한도 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구단주들은 2021년 2억1000만달러서 1000만달러 인상한 2억2000만달러를 2022시즌 사치세 한도로 제시했다. 물론 선수노조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런데 1000만달러 인상조차 반대한 구단들이 최근 공개됐다. LA 에인절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신시내티 레즈다. 팬사이디드에서 에인절스를 다루는 헬로헹아웃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각) "아르테 모레노(에인절스 구단주)가 포함된 건 터무니 없는 일이다"라고 했다.
심지어 "마이크 트라웃과 오타니 쇼헤이가 있는 상황서 경쟁하기 위해 적절한 금액을 쓰고 싶지 않다는 걸 확인시켜준다. 그는 사치세 문턱이 올라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 이는 다른 빅마켓 팀들만큼의 지출을 원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라고 했다.
오타니는 2023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직장폐쇄로 정규시즌 일정이 추가로 취소되면 FA 자격 획득 자체가 1년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어쨌든 에인절스로선 오타니를 잡으려면 FA 자격을 얻기 전에 대형, 장기계약을 제시해야 한다. 오타니가 FA 시장에 나가면 빅마켓 팀들의 공세를 버티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모레노 구단주의 행보는 결국 선수에 대한 대형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투영된 것이라는 게 헬로헹아웃 해석이다. 자연스럽게 오타니를 잡을 마음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으로 이어진다.
헬로헹아웃은 "트라웃과 오타니는 시간을 낭비한 책임이 있다. 모레노는 이미 더 많은 돈을 쓰고 싶지 않다는 걸 증명했다. 에인절스는 2022시즌 기준 1억6100만달러를 조금 넘게 썼는데, 사치세 기준을 높이는 걸 원하지 않는 건 그가 이미 쓴 돈을 넘어가는데 관심이 없다는 걸 보여준다"라고 했다.
그렇다고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때가 되면 쿨하게 놓아줄 정도로 탄탄한 팜 시스템을 갖춘 것도 아니라는 게 헬로헹아웃 평가다. 그렇다면 모레노 구단주가 사치세 기준 1000만달러 인상도 반대했다는 사실을 오타니는 어떻게 생각할까. 오타니는 에인절스에 남고 싶어할까. 직장폐쇄가 언젠가 끝나면 오타니의 행보도 덩달아 미국 언론들의 큰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오타니(위), 오타니와 모레노 구단주(아래).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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