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혜성이 성장하는데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키움 홍원기 감독이 승부수를 띄웠다. 김혜성의 2루수 전환만 해도 엄청난 모험이라는 시선이 많지만, 끝이 아니다. 김혜성을 테이블세터나 하위타선이 아닌 5번 타자로 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실제 김혜성은 한화와의 4~5일 연습경기서 5번 타자로 나섰다.
물론 김혜성은 2021시즌에도 5번 타자로 6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대다수 경기서 2번이나 6~7번 타자로 나섰다. 전통적 의미에서 5번 타자와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프로 5년간 통산 560경기서 15홈런이 전부였다. 통산 장타율도 0.374.
김혜성은 통산타율 0.285를 자랑할 정도로 정확한 타격이 강점이다. 작년에는 0.304로 생애 첫 3할 타자가 됐다. 체구만 봐도 장타보다 컨택에 집중하는 타자라는 걸 알 수 있다. 여기에 46도루로 도루왕에 올랐고, 99득점으로 득점 4위였다. 빠른 발을 활용한 기민한 주루와 넓은 수비범위가 최대강점이다.
그러나 홍 감독은 고심 끝에 김혜성을 5번 타자로 낙점했다. "결정된 건 아니지만"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한화와의 2연전서 내세운 이용규~송성문~이정후~야시엘 푸이그~김혜성으로 이어지는 1~5번 타순은 사실상 고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홍 감독은 "푸이그 다음 타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작년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고, 우리 팀 미래를 위해서라도, 김혜성이 5번을 맡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올 시즌이 성장하는데 가장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작년에 테이블세터로 좋은 경험을 했으니 올 시즌에는 푸이그 뒤에 한번 배치해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사실 현대야구에서 타순의 중요성은 점차 희미해지는 경향이 뚜렷하다. 1회에만 1~5번 타자일 뿐이다. 이후부터는 해당 이닝 선두타자가 1번 타자이고, 주자가 스코어링포지션에 나가면 하위타선에 배치되는 타자도 3~4번 타자처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하위타선의 중요성도 크다. 김혜성이 5번을 맡으면 이정후~푸이그 쌍포에 박동원, 김웅빈 등 한 방을 갖춘 하위타선과 연결고리 역할도 해낼 수 있다. 5번 치고 장타력이 떨어져도 자신의 애버리지만 발휘하면 팀 타선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상당하다.
키움 타선은 리그 최강과 거리가 있다. 간판타자들을 상위타선에 몰아넣으면 하위타선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박동원이나 김웅빈은 애버리지는 떨어지는 스타일이라서 오히려 5번에 들어가면 중심타선과 하위타선 사이의 흐름이 끊길 수도 있다.
어쨌든 김혜성은 올 시즌 공수에서 역할 변화가 너무나도 크다. 홍 감독은 김혜성이 해낼 것이라는 믿음도 갖고 있다. 또 김혜성이 해내야 본인도 업그레이드 되고 팀도 산다. 물론 김혜성이 5번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플랜B를 준비할 것이다. 그러나 일단 시작은 5번타자다. 홍 감독과 키움이 또 한번 야구의 고정관념을 깨려고 한다.
[김혜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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