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오프시즌이 거의 마무리된 시점. KBO리그에 SSG발 핵폭풍이 불어닥칠 조짐이다.
SSG가 7일 KBO에 김광현에 대한 신분조회를 했다. 정확히 KBO를 통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김광현의 신분을 확인하는 작업이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FA 신분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이 작업부터 해야 김광현 영입이 가능하다. 김광현은 KBO리그 소속이 아니다.
SSG 관계자들은 신분조회 사실 외에 김광현에 대한 코멘트를 자제했다. 현 단계에선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어쨌든 신분조회는 이번 오프시즌에 김광현에 대한 SSG의 스탠스가 바뀌었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그동안 SSG는 김광현이 국내복귀를 선언해야 컨택한다는 입장이었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잔류에 대한 의지가 크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광현에 대한 배려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노사협정 타결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FA 시장이 언제 재개될지 알 수 없다. 한 마디로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잔류를 둘러싼 상황은 불확실하다. 결국 SSG가 움직였다.
SSG는 김광현이 반드시 필요하다. 박종훈과 문승원은 5~6월에 복귀한다. 그러나 토미 존 수술 이후 곧바로 예년의 퍼포먼스를 낸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 윌머 폰트가 건제하고, 경험이 풍부한 이반 노바도 영입했다. 그러나 국내 선발진이 헐겁다. 지난해 경험을 쌓은 오원석, 최민준, 이태양에 베테랑 노경은을 영입했다. 1차 지명 사이드암 윤태현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들은 냉정하게 볼 때 애버리지가 있는 투수들이 아니다.
2019년 이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SSG로 간판을 바꿔 단 뒤 첫 시즌이던 2021년에 포스트시즌 꿈을 꿨다. 추신수까지 영입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투수 줄부상에 꿈을 접었다. 올해까지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면, 타격이 너무 크다.
물론 이번 오프시즌에 박종훈과 문승원, 한유섬에게 180억원을 투자해 5년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냉정하게 볼 때 전력 보강은 아니다. 1년 뒤 FA를 미리 붙잡은 것일 뿐이었다. 현 시점에서 SSG의 전력은 여전히 중위권이다.
더구나 SSG는 작년에 이어 올 시즌에도 팀 페이롤 1위다. 야수 주축 대부분 베테랑이다. 추신수가 은퇴하기 전에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있다. 현재 주축 베테랑들이 쇠퇴하거나 물러나면 언제 다시 우승전력을 갖출지 알 수 없다. 2019년만 해도 가을야구를 치렀으나 역대급 '용두사미' 시즌이었다. 2018년 SK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이후, 다시 한번 자존심을 세울 때가 됐다.
이제 김광현의 선택이 관심이다. 불확실한 미국 시장에 머무르느냐, 친정으로 돌아와 예전의 용사들과 또 한번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불꽃을 태우느냐는 전적으로 김광현의 뜻에 달렸다. 일각에선 김광현에 대한 SSG의 신분조회는 말 그대로 상징적인 절차이며, 김광현 측과 어느 정도 교감을 이뤘다는 분석도 있다. 김광현의 SSG행이 시간문제라는 뜻이다.
김광현이 SSG로 돌아오면 KBO리그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SSG의 선발진이 순식간에 강력하게 탈바꿈한다. 야수들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할 수밖에 없다. 과거 SK도 김광현이 맹활약한 시즌에는 대부분 상위권 성적을 냈다. 오프시즌에 거액을 투자해 전력을 보강한 KIA, NC, LG 등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김광현의 몸값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광현은 SK에서 임의탈퇴로 메이저리그에 나갔다. KBO에 돌아오면 SK 구성원들을 안고 구단을 창단한 SSG에 보류권이 있다. 즉, SSG와 단일 창구로 협상을 해야 한다.
KBO는 비 FA에도 공식적으로 다년계약을 인정한 상태다. 투수 비 FA 다년계약은 최고금액은 5년 65억원의 SSG 박종훈이다. 그런데 김광현은 2016-2017 FA 시장에서 4년 85억원 계약을 체결한 경력이 있다. 사실상 역대 투수 FA 최고금액을 자랑하는 양현종(4년 103억원)의 계약규모를 뛰어넘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인천 야구에 김광현의 상징성,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전통적으로 후하게 대접한 SSG의 과거 사례, 김광현의 기량이 여전히 쇠퇴하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양현종의 103억원을 뛰어넘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봐야 한다.
[김광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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