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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냥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SSG는 2021-2022 오프시즌에 김광현에 대한 스탠스가 한결같았다. 김광현이 국내복귀를 원해야 컨택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SSG는 김광현이 먼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잔류에 대한 열망이 대단했다는 걸 직, 간접적으로 파악한 상태였다.
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최선을 다했다. 35경기서 145⅔이닝을 던져 10승7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이만하면 기록도 좋은 편이었다. 다만, 이해하기 힘들 정도의 조기 강판, 갑작스러운 불펜행 지시 등 김광현으로선 아쉬움도 남을 법한 2년이었다.
SSG는 SK 시절 수년간 헌신한 에이스의 꿈을 꺾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김광현을 관망해왔다. 김광현이 그대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하면 어쩔 수 없으며, 김광현을 응원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직장폐쇄가 너무 길어졌다. 중, 저가 FA 김광현의 시간이 언제 찾아올지 알 수 없었다.
SSG로선 인천에서 개인훈련 중인 김광현을 이 시점에 붙잡지 못하면 정상 컨디션을 정규시즌 개막에 맞추기 어렵다는 계산을 했다. 아울러 팀 페이롤 1위 SSG로선 샐러리캡에서 자유로운 2022시즌에 김광현을 영입하는 게 마침맞았다. 박종훈, 문승원, 한유섬에게 그랬던 것처럼, 올 시즌 연봉을 대폭 높이고 샐러리캡이 시작될 2023시즌부터 낮추는 방식으로 계약을 제시했다.
류선규 단장은 전화통화서 "사실 그냥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팀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그 정도 했으니까 계속 매이저리그서 뛰는 게 맞다 싶었다. 그래서 조심스러웠다"라고 했다.
그러나 영입 결심이 서자 일사천리로 움직였다. 7일 김광현 에이전시와 접촉했고, 김광현의 사인까지 한번에 받아냈다. KBO를 통해 신분조회까지 하며 영입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8일 아침에 깔끔하게 계약을 발표했다.
류 단장은 "협상은 길게 안 했다. 최고대우를 하니까 바로 OK 사인을 받았다. (김광현 에이전트와)서로 잘 아는 사이니까 얘기도 잘 됐다. 메이저리그의 안 좋은 상황이 장기화되니까 한국에 오는 것도 괜찮은 옵션이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의사를 밝혔고, 곧바로 계약했다"라고 했다.
151억원은 상징적 액수다. 이대호(롯데), 나성범(KIA)을 넘어 역대 최고금액 계약이다. 류 단장은 "(비 FA라서) 계약금을 줄 수 없으니까 옵션을 넣었다. 그리고 샐러리캡을 의식해 올해 연봉을 몰아줬다"라고 했다.
SSG의 김광현에 대한 배려는 진심이었다. 그러나 영입의사가 서자 전광석화처럼 움직여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김광현을 품에 안은 SSG는 단숨에 올 시즌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김광현. 사진 = SSG 랜더스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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