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 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서울에서 2년 반만에 아미(ARMY, 방탄소년단 팬클럽)들과 만났다.
방탄소년단은 10일 오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을 개최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말~12월 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대면 콘서트를 펼친 바 있으나, 국내 대면 콘서트는 지난 2019년 10월 '비티에스 월드 투어 '러브 유어 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 [더 파이널](BTS WORLD TOUR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THE FINAL)]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붉은색과 하얀색 옷을 입고 등장,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던 '비티에스 맵 오브 더 소울 투어(BTS MAP OF THE SOUL TOUR)'의 아쉬움을 달래듯 '맵 오브 더 소울 : 7(MAP OF THE SOUL : 7)'의 타이틀곡 'ON'으로 무대를 시작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와일드하면서도 에너제틱한 면모를 마음껏 발휘하며 '불타오르네 (FIRE)'와 '쩔어'를 선보였다. 방탄소년단 특유의 활활 불타는 듯한 에너지가 흥분감을 더했다. 또한 완벽한 칼군무가 결합돼 특유의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방탄소년단의 매력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오프닝 무대를 마친 RM은 "객석에 여러분이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들이 달라진 기분이 든다. 언제 우리가 박수만 받는 콘서트를 해보겠느냐. 역사에 남을 콘서트"라며 2년 반 만에 만나는 아미(ARMY, 방탄소년단 팬클럽)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뷔 역시 "예전에는 객석에 카메라만 두고 공연했는데 지금은 아미 분들이 여기 계시니까 너무 감동이고 설렌다"고 기쁨을 표했다.
'DNA' 이후에는 올블랙 의상으로 갈아입고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를 중심으로 한 감성적 팝 발라드 장르 '블루 & 그레이(Blue & Grey)', 인트로(INTRO)가 더해진 몽환적인 분위기의 클라우드 랩(Cloud Rap), 이모 힙합(Emo Hip hop) 장르의 곡 '블랙 스완(Black Swan)'으로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감정을 고조시키는 깊이감 있는 방탄소년단의 보컬이 감성을 촉촉이 적셨다.
이번 공연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인해 함성을 지를 수 없었다. 진은 "아마 아미분들도 우리한테 하고 싶은 말들이 많을 거다. 예를 들면 '너무 멋있다', '무대 진짜 좋다' 등 이야기가 있을 거다"며 "여러분의 마음이 충분히 전달되니까 끝까지 잘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석진이 나이 먹어서 힘든 것 같다'라는 게 텔레파시로 다 들려오고 있다"고 함성을 지르지 못하는 팬들의 마음을 다독였다.
슈가 역시 "우리도 이런 공연이 처음이다. 나름 평생 기억에 나음 것 같다. '소리 질러', 'SAY OO' 이런 건 마음속으로 해도 된다. 여러분도 속으로만 해주시면 된다"며 덧붙였다.
그리고 아미는 힘찬 클래퍼 소리로 함성을 대신했다. 1만 5천 여명의 아미들은 마치 연습이라도 할 것처럼 박자에 딱딱 맞춰 클래퍼를 쳤다. 방탄소년단의 얼굴이 LED에 비칠 때는 별다른 규칙 없이 무자비하게 클래퍼 소리가 쏟아졌다. 그러나 노래가 시작되자 거짓말처럼 때로는 작아지고 때로는 커지는 등 자체적으로 규칙을 만들어 놀라움을 안겼다.
농염하고 섹시한 매력의 '피 땀 눈물', '페이크 러브(FAKE LOVE)'가 이어지고 경쾌함 가득한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 '작은 것들을 위한 시 (Boy With Luv)'로 분위기가 전환됐다. 제이홉은 "아미가 있는 곳이 진짜 우리의 집"이라며 기쁨을 표했다. RM은 "어떤 위기가 찾아왔어도 우리는 방법을 찾아냈었다. 우리가 이렇게 같이 만났고 이렇게 있다는 거 잊지 말아 달라. 다들 오랜만에 함께해서 들뜬 것 같은데 분위기가 더 들뜰 수 있도록 다음 무대로 가보겠다"며 자연스레 '다이너마이트(Dynamite)'
와 '버터(Butter)'로 이끌었다.
알록달록한 의상으로 갈아입은 방탄소년단은 이동차에 올라타 아미들과 좀 더 가까이 호흡했다. '잠시'와 '윙즈(Wings)' 무대 후 슈가는 "마이크를 타고 들어오는 함성이 그립기는 하지만 여러분의 질서 정연한 모습에 감동 먹었다"고, 지민은 "'윙스(Wings)' 무대를 오랜만에 보여드렸다. 오랜만에 같은 공간에서 다시 부르니 옛날 생각도 나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정국은 "이동차를 참 만든 것 같다. 뭔가 심장을 바운스 바운스 하게 만든다"며 "오늘 예전 생각들이 참 많이 나긴 하더라. 마음이 아리면서 되게 행복했다. 이 행복한 시간을 계속 가져보자"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의 세트리스트는 방탄소년단이 팬분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곡, 팬분들이 보고 싶어 할 만한 곡들로 가득 채워졌다. 일곱 멤버들이 논의해 세트리스트가 완성된 것. 오랜만에 서울에서 열리는 대면 콘서트인 만큼 솔로곡보다는 일곱 멤버가 무대 위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곡이 올랐다.
슈가는 "단체곡으로만 채운 이유는 우리 모습을 좀 더 오래 보여드리고 싶은 이유도 있지만 우리도 아미 여러분을 조금 더 보고 싶었다"며 아미들을 향한 멤버들의 사랑을 전했다.
RM은 "이 무대가 끝난다고 해서 우리의 춤과 노래가 끝나는 건 아니다. 멀지 않은 무대에 더 좋은 모습으로, 나아진 모습으로 만나게 될 거라는 말씀드리면서 이만 인사를 드리겠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다음 곡 '스테이(Stay)'로 향하는 길을 열었다.
화려한 불꽃이 터지고 반짝이는 조명과 레이저가 더해져 '쏘 왓(SO What)'과 '아이돌(IDOL)'은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고조된 열기를 증명하듯 더욱 질서정연해 진 클래퍼 소리가 함께했다. 방탄소년단이 들어간 뒤, 아미들의 클래퍼에는 앵콜을 기다리는 간절함이 더해졌다.
다시 나타난 방탄소년단은 '홈(HOME)'으로 아미들에게 화답했다. 방탄소년단을 비추는 LED에는 보라빛 글씨로 아미들의 이름이 떠올랐다. 춤추고 노래하는 방탄소년단과 아미들이 함께하는 순간이었다.
'에어플레인 파트2(Airplane pt.2)', '뱁새', '병' 무대 이후, 방탄소년단은 아미밤을 들고 아미들과 파도타기를 즐겼다. 대면 콘서트에서 오랜만에 맞춰보는 호흡에 "2년 반만이라서 그러냐"며 티격태격하기도 했지만 방탄소년단과 아미는 소소한 기쁨을 누렸다. 9일 생일을 맞은 슈가를 위한 생일 축하 노래도 불렀다.
제이홉은 "잘 지내셨느냐. 나는 마냥 그렇게 잘 지내지는 못했던 것 같다"면서도 "너무나도 당연한 거지만 오늘 여러분을 본 순간 그 마음이 싹 정리가 됐다"며 팬들과 만난 기쁨을 전했다. 뷔는 "2년 반 만에 콘서트인데 정말 많은 기대를 하고 정말 신나게 놀아야겠다 해서 정말 신나게 놀았다"며 "진짜 '다음에는 기필코 아미분들의 목소리를 들을 테다'라는 목표가 생겼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국은 "너무 보고 싶었고 지금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 여러분들의 표정이나 목소리를 들을 수는 없지만 꼭 행복한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애정을 전했다. 슈가는 "2년 반 만에 다시 주경기장에 오게 됐다. 잠실을 쓸 때 정말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했는데 2년 반이 되다 보니까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컸다"며 "죄송하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정말 오늘 즐겨줘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지민은 "오랜만이다. 사실 우리도 그렇고 여러분도 그렇고 얼마나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하고 아쉬워했는지 너무 잘 알 거라고 생각이 든다"며 "아침에 사운드 리허설을 할 때 기분이 이상하더라. 진짜 고향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왔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다시 주경기장 무대에 선 소감을 전했다. 진은 "이 콘서트 준비를 굉장히 많이 했다. 미팅을 온라인으로도 하고 오프라인으로도 하고 굉장히 많이 했다. 멤버들의 고민도 있었다"며 큐시트를 바꿔야 할까 많은 부분을 가져가야할까. 얘기를 하다가 한국 아미분들이 큐시트를 두 눈으로 담지 못해서 크게 바꾸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따랐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끝으로 RM은 "지긋지긋한 거지 같은 언택트. 사람들을 보고 에너지를 받고 같이 뛰고 말하고 점프하고 이런 게 당연한 거였는데 없으니까 너무너무 힘들었던 2년이었다. 억울하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며 "무대에 올라올 때 '우리가 나머지 여백을 채우자'하고 굉장히 결연하게 올라왔다. '홈(HOME)'을 부른 게 정말 의미가 있었다. 정말 집에 왔기 때문에. 여기가 우리의 진정한 고향 아니겠느냐"고 말해 감동을 더했다.
'춤은 마음 가는 대로, 허락 없이 마음껏 춰도 된다'라는 콘서트의 핵심 메시지를 전하며 방탄소년단은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오는 12일과 13일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을 이어간다. 오는 4월 8~9일(이하 현지시간)과 15~16일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Allegiant Stadium)에서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를 연다.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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