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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펠트 "바람피워 이혼한 父, 사기사건 보석금으로 1억5천 요구" ('금쪽상담소')[종합]

시간2022-03-12 05:47:01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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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걸그룹 원더걸스 출신 가수 핫펠트가 아버지의 사기 사건으로 겪은 심적 고통을 털어놨다.

핫펠트는 11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 오은영 박사를 찾아 "아버지가 사기죄로 수감 생활을 하고 계신다"라며 어렵게 입을 뗐다. 핫펠트의 아버지인 박모 목사는 2018년 교인들에게 엔터테인먼트 사업 추진 명목으로 투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고소 당했다.

핫펠트는 "제 인생에 아버지라는 존재는 없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 주변에서 저에게 용서하라는 말을 한다. 세상엔 용서 받으면 안 되는 것도 있지 않나"라고 생각을 밝혔다.

오 박사는 "낳아준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다는 고민은 듣기만 해도 마음이 아프다. 얼마나 많은 갈등이 있었을까"라며 전말을 물었다. 핫펠트는 "어머니가 아버지가 교회 집사와 바람을 피웠다고 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엄청 우셨다. 6살 때인데 선명하게 기억난다. 어머니께 빨리 이혼하라고 해서 아버지를 오랫동안 안 보고 살았다"라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앨범 땡스 투에 아버지를 한 번도 쓴 적 없다. 화가 나셨나보더라. 저한테 협박을 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더라. 저주해서 부들부들 떨며 화를 냈다. 어머니께서 제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셔서 '왜 그렇게까지 아빠를 미워하냐'고 하셨다. '당연한 거잖아. 난 용서가 안 돼'라고 했다"라고 했다.

오 박사는 "상대가 인생에 치명타를 줬을 때 용서라는 단어를 쓴다. 그만큼 용서는 쉽지 않다"라며 왜 아버지를 용서하려 하냐 말했다. 그러자 핫펠트는 "언니와 동생은 아버지의 존재가 그리웠나보다. 언니가 결혼하면서 아버지를 자주 보게 됐다. 제가 드라마를 찍게 됐는데 충청도 소녀 역할이었다. 아버지가 충청도에 사셨어서 같이 충청도에 가게 됐다"라며 여행에서 아버지의 가족사를 알고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딸을 이용해 만행을 저지른 아버지 탓에 함께 사기 혐의로 피소됐던 핫펠트는 "아버지가 사건이 끝나고 제게 편지를 쓰셨다. 1억 5천만 원을 보석금으로 해줄 수 있냐더라. 제 인생에서 아버지께 처음 받아본 편지였다. 좋은 기억을 잘 못 한다. 아버지와 보낸 짧은 순간이 기억나더라. 용서를 한 나에게 화가 많이 났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어머니를 위해 아버지를 용서했지만 자신의 선택이 후회된다는 핫펠트는 "어머니는 아버지를 미워하는 것이 힘들다더라. 아버지를 만난 것까지 후회하진 않는다고 했다"라며 "과거로 돌아가서 하나를 고칠 수 있다면 아버지를 용서했던 날로 돌아가 저를 말리고 싶다"라고 전했다.

아버지의 사기 사건으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낸 핫펠트이지만 되레 "가족이 저 때문에 힘들기도 했다"라며 "차라리 내가 연예인이 아니었으면 우리 가족이 덜 상처받지 않았을까.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왜 몰랐을까. 진즉 알고 단호하게 끊어내지 못한 내 자신이 너무 싫더라. 자괴감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오 박사는 "억울함을 잘 파악해야 한다. 그 억울함이 본인을 해롭게 한다. 처리 못 한 감정이 신체 증상으로 표현된다"라며 '신체화 증상'을 이야기했다. 핫펠트는 "초반에는 많이 아팠던 것 같다. 두통이 많았다. 미친 사람처럼 그냥 돌아다니면서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어쨌든 화가 많았다. 내 잘못이 아닌데 왜 내가 힘들어야 했나. 내 자신에 대한 학대일 수 있는데 술도 먹고 안 피우던 담배도 피우고 삶의 의욕이 없었다. 다 타고 재만 남은 느낌이었다"라고 회상했다.

또한 오 박사는 "자식 입장에서 부모에게 배신, 상처를 받으면 사람을 믿기 어렵고 인간관계를 맺기 어렵다"라면서 과거 상처가 연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핫펠트는 "연애를 할 때 제 문제점을 많이 본다. 보통 장점이 좋아서 만나잖냐. 전 단점을 엄청 캔다. 예를 들어 거짓말하는 것 같으면 확인해야 하고 미끼를 던진다. 제가 촉이 좋다. 잘못된 장소와 상황이면 전화 받을 때까지 100통 한 적도 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핫펠트는 "어렸을 땐 아버지가 바람을 피웠던 게 어머니를 그만큼 좋아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했다"라며 "날 너무 사랑해서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사람을 만나야겠더라"라고 털어놨다. 오 박사는 핫펠트의 연애 방식을 "회전문 연애"라 칭하고는 "관계에서 발생한 중요한 것을 깨닫지 못 하면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그대로 작동화돼 행동한다"라며 "깨닫지 못하면 그 방식으로 계속 사람을 만난다"라고 이야기했다.

"살기 위해 택한 방법이 있냐"란 오 박사의 물음에 핫펠트는 "솔직히 죽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처음 음악을 접했던 시기가 어머니, 아버지의 사이가 안 좋았을 때다. 부모님이 싸우는 소리가 듣기 싫어 음악을 접했다. 제게 음악은 치유였다"라고 답했다.

오 박사는 "아버지에 대한 미운 마음이 있다면 너무 빨리 내보내려고 안 하는 게 좋다. 아버지를 미워해도 나쁜 사람이 아니다. 미운 마음을 충분히 갖고 느끼고 생각해봐야 음식을 소화시키듯 소화된다. 어떤 이유로든 빨리 삭이려고 하면 해소되지 않는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지금 당장 아버지를 용서하지 않아도 된다. 이 방송을 계기로 분명히 선을 긋고 선언해야 한다. '친아버지 맞지만 저하곤 관계 없습니다'라고 해야 한다. 혹시나 또 다른 일로 인해 아버지를 더 미워하게 되지 않으려면 선을 긋고 선언해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사진 = 채널A 방송 화면]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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