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양재 박승환 기자] "꼭 써주세요"
허구연 해설위원은 11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4차 이사회에서 제24대 KBO 총재 후보로 선출됐다.
KBO 총재는 지난달 정지택 전 총재가 돌연 사임을 발표하면서 공석이 됐다. KBO는 2차 이사회에서 총재 후보를 추천받기로 결정했고, 3차 이사회에서 후보자들이 이름을 올렸다. 당시 허구연 위원은 재적이사의 3/4 이상의 동의를 받지 못했지만, 4차 이사회에서는 3/4 이상의 찬성표를 받으며 마침내 KBO 총재 후보로 선출됐다.
첫 번째 관문은 넘었다. 이제는 총회의 결정이 필요하다. 총회는 정운찬, 정지택 총재 때와 마찬가지로 서면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허구연 위원은 총회에서 3/4 이상의 동의를 받는다면, 오는 2023년 12월 31일까지 제24대 KBO 총재직을 맡게 된다.
허구연 위원은 한국 야구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경남고-고려대-한일은행을 거쳐 선수 생활을 했고, 지난 1985년 10월부터는 청보 핀토스의 사령탑을 역임했다. 이후 1987년 롯데 자이언츠 수석 코치, 1990년부터는 2년간 토론토 블루제이스 마이너리그 코치를 맡기도 했다.
행정적인 면에서도 경력이 뒤떨어지지 않는다. 허구연 위원은 2004년부터 2012년까지 대한야구협회 이사를 역임, KBO 규칙위원장, 기술위 부위원장, 야구발전위원장, 아시아야구연맹 기술위원회 위원장, KBO 총재 고문직을 맡으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 밖에도 야구 발전을 위해 항상 힘써왔다. 그동안 허구연 위원은 야구 인프라 확충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내왔다. 실제로 삼성 라이온즈파크, 창원 NC파크 등 새로운 구장을 지을 때도 큰 힘을 보태기도 했다.
허구연 위원은 "'팬 퍼스트'를 통해 팬들을 위한 야구를 하겠다"며 "프로야구 팬들 중에는 중·장년층과 MZ 세대가 있다. 그동안 MZ 세대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 흔히 '짤'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한 제한도 있었다. 전문성을 갖고, 준비를 치밀하고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총재직을 맡게 된다면, 야구를 넘어 프로 스포츠 발전을 위해 힘을 쓰겠다는 각오다. 허구연 위원은 "꼭 써달라"는 말과 함께 "너무 많은 욕심 보다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하겠다. 스포츠 산업이 재벌이 하다보니 그동안 구단이 불이익을 많이 당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허구연 위원은 "잠실구장의 광고 수익이 180억원 정도로 알고 있는데, LG와 두산은 각각 21억 5000만원밖에 가져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나머지는 1982년부터 서울시가 가져간다. LG와 두산이 없다면, 잠실구장에 광고가 들어오겠나. 왜 자꾸 갑질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허구연 위원은 "이렇게 된다면 프로 스포츠의 수익은 발생할 수가 없다. 기업들이 수익원이 없기 때문에 프로 스포츠 진출을 포기한다. 이렇게 돼서는 안 된다. 그동안에는 그룹에서 총재를 맡아왔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었다. 프로 스포츠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행정 규제에 대해 정부, 의회, 지차체를 열심히 뛰어다니며 구단이 못했던 일을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허구연 위원.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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