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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브렌트 르노씨가 우크라이나에서 취재활동 중 러시아군의 총탄에 맞아 사망한 현장 근처에서 발견된 취재 가방에 과거 뉴욕타임스 재직 시 기자증이 붙어 있다. /안드리우 네비토우 키이우 경찰서장 페이스북]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우크라이나 북부 소도시 이르핀에서 전쟁을 취재하던 미국 언론인이 13일(현지 시간) 러시아군의 총에 맞아 숨졌다. 함께 있던 동료 한 명도 총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외국 언론인, 특히 미 시민권자가 숨진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이르핀 당국에 따르면 과거 미국 뉴욕타임스(NYT) 소속 기자로 활동했던 브렌트 르노 씨(51)가 취재활동 도중 목에 러시아군의 총탄을 맞아 숨졌다. 이르핀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북서쪽으로 약 25㎞ 떨어진 곳이다.
키이우 경찰서장은 숨진 르노 씨의 미국 여권 사진과 그가 소지하고 있던 과거 NYT 기자증, 그리고 피투성이가 된 체 담요에 덮인 그의 시신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하며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실을 세상에 보여주려던 국제 언론인까지 살해했다”고 밝혔다.
키이우 경찰은 당초 사망자가 뉴욕타임스 기자라고 밝혔으나, 뉴욕타임스 측은 그가 더는 자사와 일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뉴욕타임스 측은 "몇 년간 뉴욕타임스를 위해 일해온 유능한 브렌트 르노의 죽음이 비통하다"면서 "그는 2015년까지 뉴욕타임스에 기여했지만 우크라이나와 관련해서는 우리와 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가 뉴욕타임스 소속이라는 초기 보도가 나온 것은 몇 년 전에 발행된 기자증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퓰리처재단에 따르면 르노 씨와 그의 형 크레이그 르노는 ‘형제 기자’로 활동하며 전 세계 분쟁지역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비롯해 아이티 대지진 현장, 멕시코의 마약 전쟁 등을 직접 현장에서 취재하고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숨졌다.
르노 씨와 함께 있다가 부상당한 동료 후아인 씨는 당시 이들이 다리를 건너 대피하는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을 촬영하던 중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누군가의 차를 얻어 타고 검문소로 향한 뒤 러시아군의 총격을 받았다.
이번 전쟁에서 미국 시민권자가 숨진 사례가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희생자가 미국 사회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는 ‘언론인’이라는 점에서 향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CNN에 “매우 충격적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하려는 이유”라며 “동맹국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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