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의 은퇴에 대해 야구계에서는 이견이 없었다. 아쉽게 은퇴투어를 하지 못했던 박용택(前 LG 트윈스)의 사태는 재발되지 않았다.
이대호는 지난시즌에 앞서 롯데 자이언츠와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으면서 현역 은퇴 의사를 밝혔다. 시간이 흘렀지만, 이대호는 "남자가 말을 뱉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은퇴에 대한 변함없는 뜻을 드러냈다.
'조선의 4번 타자'라고 불리는 이대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KBO리그에서만 14시즌을 뛰며 1829경기에 출전해 2020안타 351홈런 타율 0.307의 성적을 남겼다. 1루수와 3루수 부문에서 골든글러브를 품었고, 2010년 타격 7관왕, 9경기 연속 홈런(비공인 세계 기록), 정규시즌 MVP에 선정됐다.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에서도 두 차례 일본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4년간 570경기에 나서 622안타 98홈런 타율 0.293를 기록,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도 1시즌 동안 104경기 74안타 14홈런 타율 0.253의 성적을 남겼다. 한국인 타자로서 유일하게 한·미·일 1군 무대를 경험했다.
국가대표로서의 활약도 눈부셨다. 이대호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총 7차례나 국가대표로 뛰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금메달, 2015 WBSC 프리미어12 초대 우승을 견인하며 한국야구의 위상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굵직한 족적을 남겼음에도, 이대호가 공식적으로 은퇴의 뜻을 밝히면서 뜻하지 않은 논란이 일었다. 바로 '은퇴투어'에 대한 것.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서 이대호의 은퇴투어에 대한 갑론을박이 오갔다.
프로야구 40년 역사상 '은퇴투어'를 진행한 이는 이승엽(KBO 홍보대사)이 유일하다. 은퇴투어에 대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2504안타)를 기록한 박용택에 대한 은퇴투어가 지난 2020년 진행될 뻔했으나, 팬들의 거센 반대 여론에 은퇴투어가 무산됐다.
이대호도 뜻하지 않은 논란을 의식한 듯 "은퇴투어는 있으면 좋지만, 누군가가 '해주니, 안 해주니'라며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솔직히 은퇴식도 하지 않고 싶다고 구단에 말했다. 지난 20여 년이 생각이 나면서 많이 울 것 같다. 은퇴투어는 생각도 해보지 않았다. 다만 팬들에게 사인을 해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KBO와 10개 구단이 논란을 한 방에 제압했다. '제2의 박용택' 사태를 만들지 않겠다는 뜻이 담겨 보였다. KBO는 14일 "10개 구단과 의논해 올 시즌을 마친 후 현역 은퇴를 예고한 롯데 이대호에 대해 그동안 리그와 국가대표팀에서 보여준 공로를 존중해 은퇴투어를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팬들의 반응과 달리 야구계에서는 이견이 없었다. KT 위즈 황재균은 "은퇴투어 하는게 정말 대단한 건데 같은 야구선수로서 멋있다. 긴 시간 동안 고생 많았다"라며 이대호의 은퇴 투어를 반겼다. 'KBO 레전드' 이승엽 또한 "은퇴투어 확정. KBO와 10개 구단의 결정에 감사드린다. 여러분들도 이대호선수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며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은퇴투어가 확정됐지만, 이대호는 끝까지 조심스러웠다. 그는 "오늘(14일) 소식을 들었고, 많이 놀랐다. 9개 구단과 KBO의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기쁜 일인데, 여러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9개 구단이 나를 위해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을 하니 부담감이 있다.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도 더 크게 느껴진다"며 "(사전에 말한) 사인회는 진행하고 싶다. 나 혼자 하는 은퇴식이 아니다. 팬들과 함께하는 행사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롯데를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의 마지막 시즌이 곧 시작된다. 이대호가 어떠한 마무리를 지을지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모인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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