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난세에 영웅이 뜬다.
키움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스프링캠프서 중요한 실험을 하고 있다. '골든글러브 유격수' 김혜성의 2루수 전환이다. 김혜성의 사이드스로우가 유격수보다 2루수로서 강점이 있고, 발이 빨라 수비 범위가 넓다는 점도 고려됐다. 더블플레이의 완성도가 높아지는 게 최대이점이다.
그런데 김혜성은 올 시즌 불박이 5번 타자에 도전 중이기도 하다. 2021시즌에 5번 타자로 뛰지 않았던 건 아니다. 그러나 2번 타순에서 톱타자 이용규와 테이블세터를 구성하는 비중이 높았다. 2번이 아니면 6~7번에 배치되곤 했다.
홍원기 감독은 김혜성이 본래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하면 2루수와 5번타자 적응도 문제 없을 것이라고 본다. 결정적으로 2번 타자와 유격수를 맡을 선수들도 준비돼있다. 홍 감독의 올 시즌 화법을 보면, 스프링캠프에서 올 시즌 플랜A~C 정도까지 촘촘하게 마련했다는 게 느껴진다.
우선 올 시즌 주전 2번 타자는 송성문이다. 주전 3루수이기도 하다. 수비보다 타격에 강점이 있다. 지난해 2루수를 맡았으나 3루로 옮겨 장점 극대화에 나섰다. 17일 고척 SSG전서 3안타를 날리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시범경기 13타수 5안타 타율 0.385 2득점.
홍 감독은 "지난해 제대 후 풀타임을 뛰었는데, 후반기 막판 체력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겨울에 준비를 잘 했다. 2번 타순에 맞게 준비를 잘 하고 있다. 시범경기서 2번 타순에 어떻게 적응할지 지켜보겠다. 중심타선으로 연결하는 능력을 지켜봐야 한다. 지금 우리 팀 타선을 생각하면 송성문이 강한 2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유격수의 경우,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가 많다. 일단 홍 감독이 주목하는 선수는 신준우다.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꾸준히 선발 출전한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2020년 2차 2라운드 17순위로 입단한 21세 우타 내야수. 타격은 눈에 띄지 않지만, 수비는 상당히 안정적이다.
홍 감독이 유격수에게 바라는 건 수비다. 신준우가 고정 9번을 맡아 '쉬어가는 타순'이 되더라도 수비에서 실수 혹은 실책이 적다면 만족하겠다는 자세다. 홍 감독은 "유격수는 타율보다 수비 위주로 판단하려고 한다. 주자가 있다면 진루타 정도 치는 능력만 있으면 된다"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키움에서 김혜성 이상의 공수겸장 중앙내야수는 없다. 그렇다면 나머지 유격수 요원들의 장점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이다. 물론, 타격이 너무 안 풀리면 스트레스를 받고, 수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우리 팀은 작년에도 실책을 가장 많이 했고, 어느 시즌보다 클러치 실책이 많았다. 올 시즌 초반부터 치고 나가기 위해선 사소한 플레이에서 실책을 반복하면 안 된다. 타격은 두 번째이고, 수비에만 집중해달라고 주문할 것이다"라고 했다.
키움은 지난 시즌보다 전력이 약화됐다. 그러나 난세에 영웅이 뜨는 법이다. 송성문과 신준우가 골든글러브 유격수가 떠난 자리를 얼마나 잘 메우느냐에 따라 키움의 올 시즌 운명이 달라진다.
[송성문(위), 신준우(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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