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2년 전에 밝혀지지 않았던 키움과 강정호의 진심이 드러났다. '비난은 순간이고 성적은 영원하다.'
강정호는 '음주운전 삼진아웃'을 당하면서 사실상 야구계에서 추방됐다. 그런데 2020년 5월20일, KBO에 임의탈퇴 해지를 신청했다. KBO는 5월25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등록순간부터 1년간 유기실격, 봉사활동 300시간 제재를 부과했다.
이후 키움과 강정호는 자연스럽게 접촉해 거취 논의에 들어갔다. 임의탈퇴를 해지하려면 원 소속구단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키움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치현 전 단장은 5월29일 고척 KT전을 앞두고 강정호의 사과 기자회견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강정호는 6월 5일 입국, 2주 자가격리를 거쳐 6월23일에 사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강정호는 은퇴하는 순간까지 속죄하겠으며, 다시 야구를 할 수 있다면 첫해 연봉을 음주운전 피해자들에게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정호의 사과 기자회견 이후 여론은 너무나도 악화됐다. 키움은 여전히 확실한 스탠스를 보여주지 않았다. 결국 여론에 부담을 느낀 강정호가 6월29일에 자신의 SNS에 복귀 의사를 철회했다. 키움의 정확한 입장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약 2년이 흐른 지금, 키움의 속내와 강정호의 진심이 정확하게 드러났다. 2019년 8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방출된 뒤 3년째 제대로 야구를 하지 못했고, KBO 유기실격 1년을 더하면 올해 역시 복귀할 수 없다.
그러나 '4년의 자숙이라면 복귀해도 되겠지'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실제 고형욱 단장이 18일 고척 SSG전을 앞두고 이런 내용을 밝혔다. 강정호도 2년 전에는 여론에 밀려 복귀 뜻을 접었지만, 시간이 흘렀고 더 자숙했으니 복귀를 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봐야 한다.
음주운전 삼진아웃이 과연 KBO 제재 포함 4년의 자숙만으로 복귀를 용인할 수 있는 것일까. 야구선수로 활동하면서 반성을 이어가겠다는 강정호의 진정성을 믿어도 되는 것일까. 판단은 키움과 강정호가 아닌 야구 팬들이 한다. 음주운전에 엄격한 사회통념상 비난은 피할 수 없다. 아니, 비난을 감수하고 야구를 하겠다는 의도라고 봐야 한다.
키움은 강정호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고 싶어한다는 게 드러났다. 그 기회를 다른 유망주들에게 주면 어떨까. 강정호를 다시 바라봐야 하는 팬들은 무슨 잘못일까. 키움은 그걸 생각해봤을까. 누가 봐도 성적을 감안한 무리수라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키움은 1~2년 전에 비해 타선의 힘이 다소 떨어진 상태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 공백을 여전히 메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내년 강정호의 복귀는 키움으로선 전력보강 요소다. 다만, 4년을 쉬었으니 옛날 기량이 나올 것인지는 미지수다. 즉, 비난은 영원할 수도 있고, 성적은 안 나올 수도 있다.
[강정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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