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사람들 마음은 안 바뀐다. 키움은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다.
키움이 18일 강정호와 최저연봉으로 계약을 체결했으며, KBO에 임의탈퇴 해제를 요청했다. 복귀와 함께 2년 전 상벌위원회가 처분한 유기실격 1년, 봉사활동 300시간 제제가 적용된다. 즉, 강정호는 2023시즌 시범경기에 그라운드에 돌아올 수 있다.
충격적인 건 키움이 강정호의 복귀를 먼저 추진했다는 점이다. 고형욱 단장이 직접 강정호와 강정호 에이전시를 만나 복귀를 타진해 계약까지 이끌어냈다. 올해까지 4년간 자숙하는 셈이니, 그만하면 복귀 명분이 생긴다고 판단했다. 선수 출신의 고 단장이 야구후배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겠다는 선처의 의도도 담겨있다.
고 단장은 "야구 선배로서 기회를 주고 싶은 게 가장 크다"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팬들의 진심은 헤아려봤을까. 고 단장은 "강정호가 잘못했지만, 많은 시간이 흘렀다. 용서를 구하고 싶다. 이미 계약이 끝난 상황이라 무를 수 없다"라고 했다.
결국 변명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한 발언들이다.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고 해서 야구 팬들이 음주운전으로 세 차례나 적발된 선수를 용서할까. KBO리그의 주인인 야구 팬들이 용서를 못하면 강정호는 그라운드에서 뛸 명분이 전혀 없다. 키움은 이 부분을 간과했다.
사람들 마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키움과 강정호는 2년 전에도 차가운 여론을 확인했다. 이미 18일 임의탈퇴 해제 조치가 발표된 뒤부터 여론이 들끓고 있다. 모기업 없이 스폰서 유치로 구단 살림을 꾸려가는 키움에 팬들의 비난 여론은 중, 장기적으로 비즈니스 측면에서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최근 사회 어느 분야에서 음주운전을 한 번만 해도 용인되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강정호는 아주 죄질이 나쁘다. 4년간 자숙했으니 복귀해서 야구를 하며 반성하는 것보다, 그냥 팬들의 눈에 띄지 않게 자숙하는 게 낫다. 팬들은 이걸 원한다. 야구를 정 하고 싶으면 팬들 안 보이는 곳에서 혼자 취미 삼아 하는 게 맞다.
다시 말하지만 강정호의 음주운전 세 차례 적발은 용서가 안 된다. 굳이 여론을 따져볼 필요가 있을까. 팬들은 영원히 강정호에게 등을 돌릴 게 확실하다. 사회에 모범을 보여야 할 프로스포츠 구단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한 것이다.
심지어 키움이 먼저 이번 일을 추진했다는 게 놀랍다. 도저히 프로라고 볼 수 없는 결정이다. 지금이라도 이번 결정을 철회하는 게 맞다. 사회적, 도덕적 통념상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다. 사람은 잘못된 판단을 할 때도 있다. 키움과 강정호는 지금이라도 용기를 내서 사과하고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강정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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