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못준다. 노 젓든 돛 달든 알아서 가라"...발 묶인 러시아 재벌 요트

[사진:노르웨이 북부 나르비크의 부두에 정박 중인 '라그나르'호 모습. /가디언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러시아의 한 재벌 소유 요트가 노르웨이에서 연료를 구하지 못해 발이 묶인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영국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구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요원 출신 신흥재벌(올리가르히)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블라디미르 스트르잘코프스키가 소유한 호화 요트 '라그나르'가 노르웨이 북부 항구도시 나르비크에 정박 중이다.

이 요트는 출항을 하려 해도 연료를 구하지 못해 사실상 항구에 발이 묶인 상태다.

현지에 요트 소유주가 푸틴 대통령과 관련 있는 올리가르히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선박유 판매 업체들이 연료 공급을 거부하면서 "노를 젓든 돛을 달든 해서 가라"고 냉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노르웨이 당국에 선박 압류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현지의 한 연료공급업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 러시아 경제에 기여하게 되는 상황에 빠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요트 선장은 소유주가 유렵연합(EU) 등의 제재 대상이 아니며, 승무원 중에 러시아인이 없고 배의 등록지도 몰타라는 점을 들어 차별적 조치라고 항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8m 길이의 이 요트는 최근 6천900만 유로(약 925억원)에 매물로 나온 바 있고 일주일 임대료가 4만 유로(약 5366만원)에 이른다. 또 극지 탐험이 가능하고 체육관·스파·수영장 등 각종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