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졌지만 웃을 수 있다.
KIA 슈퍼루키 김도영(19)이 또 한번 '제2의 이종범'임을 입증했다. 김도영은 21일 시범경기 광주 두산전서 1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두 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뽑아낸 장면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
김도영은 두산 외국인투수 로버트 스탁을 상대했다. 1회 첫 타석, 볼카운트 2B2S서 커브를 골라내며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이때 148km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변화구 타이밍을 계산한 듯했다.
그러나 0-3으로 뒤진 두 번째 타석은 달랐다. 2사 1루, 2B1S서 4구 155km 패스트볼에 헛스윙 한 사이 1루 주자 김태진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치고 달리기 작전이 걸린 듯했다. 그리고 5구 152km 패스트볼을 골라내며 다시 풀카운트.
스탁의 선택은 첫 타석과 달랐다. 이번엔 체인지업을 김도영의 몸쪽 낮은 코스로 붙였다. 그러자 김도영은 순간적으로 왼손을 배트에서 놓았고, 오른손만으로 방망이를 힘 있게 돌려 타구를 걷어 올렸다. 좌익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 팔로우 스로가 제대로 이뤄졌다.
신인이라고 믿을 수 없는 타격이었다. 흔히 말하는 '배트 컨트롤'을 해낸 장면이었다. 김도영이 단순히 스피드와 순발력, 파워 등 운동능력만 뛰어난 신인이 아니라는 증거였다. 실제 김종국 감독은 "레그 킥을 하면서 (타격)타이밍을 잡을 줄 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김도영이 앞으로 맞이할 숱한 고비를 넘기고, 많은 관심도 극복할 수 있어야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잘할 것 같다"라는 말도 빠트리지 않았다. 페넌트레이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이정후(키움), 강백호(KT)에 이어 대형신인의 냄새를 풍긴다.
시범경기는 승패보다 내용이 중요한 무대다. KIA는 이날 패배 과정에서 아쉬움도 있었지만, 김도영의 가능성을 또 한번 확인했다. 이걸 거창하게 수확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김도영이 하루 반짝할 선수가 아니라는 전망은 점점 힘을 얻는다.
[김도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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