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유진형 기자] LG가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우타 거포의 탄생일까?
LG 송찬의가 150km 직구를 통타해 전직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두 번이나 담장을 넘겼다. 특히 7회초 SSG 김광현의 150km 초구를 받아쳐 홈런을 기록하자 원현식 1루심이 김호 코치를 보며 "저 선수 누구예요?"라고 물었다. 1루심도 놀랄만한 상황이었다.
LG 송찬의가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SSG 랜더스와의 시범경기에서 ML 통산 90승 투수 노바와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광현을 상대로 멀티홈런을 기록했다.
노바는 메이저리그 11시즌 동안 통산 240경기 90승 77패 평균자책점 4.38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선수이고 김광현은 지난 2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35경기 10승 7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97의 성적을 거두고 KBO리그로 돌아온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투수다.
둘이 합쳐 메이저리그 통산 100승이라는 어마어마한 승리를 기록한 듀오를 상대로 홈런을 친 선수는 송창의로 아직까지 1군 경험이 한 번도 없는 선수다.
첫 타석부터 그의 배트는 매서웠다. 2회초 2사 주자 없을 때 노바의 150km 직구를 공략, 좌중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두 번째 타석에도 빠른 발을 뽐내며 내야 안타를 기록했다.
세 번째 타석이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890일 만에 돌아온 김광현이 6회초 구원 등판하자마자 4타자 연속 삼진을 잡으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런데 송찬의가 김광현의 초구부터 거침없이 배트를 휘둘렀고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겨버렸다. 150km 직구를 때려 좌월 솔로포를 기록한 것이다.
송찬의의 홈런이 터지자 김광현의 투구에 환호하던 1루 SSG 더그아웃은 한동안 침묵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던 것이다.
SSG 더그아웃에서는 송찬의가 누군지 모르는 선수들도 있었다. 선린인터넷고를 졸업한 송찬의는 2018년 2차 7라운드 67순위로 LG에 입단했다. 그런데 당시 LG 단장이었던 송구홍이 송찬의의 삼촌으로 여러 억측들이 난무했다. 입단 후 2019년 현역으로 입대해 군 복무를 마친 송찬의는 지난해 퓨처스리그 55경기서 타율 0.301 7홈런 23타점을 올리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올 시즌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시범경기서 기록한 안타 8개 중 홈런이 5개, 3루타가 1개다. 아직 1군에서 데뷔도 못한 선수지만 LG가 그토록 찾고 찾던 우타 거포 자원이다.
올 시즌 대권에 도전하는 LG는 홍창기, 박해민, 김현수, 오지환, 루이즈, 서건창 등 좌타자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다. 힘 있는 우타자들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에서 송찬의라는 '흙 속의 진주'를 발견했다.
그가 LG 타선에 힘을 불어 넣는다면 1994년 이후 우승 경험이 없는 LG가 28년 만에 우승이라는 숙원을 풀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전직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 멀티홈런을 뽑아낸 LG 송찬의.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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