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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오윤주 기자] 배우 윤여정이 매일 기도하는 이유를 밝혔다.
23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윤여정이 유퀴저로 출연해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의 아이콘으로 우뚝 서기까지의 스토리를 꺼냈다.
이날 윤여정은 평소 '유퀴즈'를 보냐는 물음에 "안봤다. '파친코' 홍보 때문인데 여기가 제일 인기 프로라고 해서, 내가 또 말은 잘 듣는다. 비굴해서 죄송하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오는 25일 공개 예정인 애플TV+ '파친코(Pachinko)'에 출연한다. '파친코'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을 수 없는 연대기를 그린 작품.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하며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하고 따뜻하게 담아냈다.
윤여정은 모든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한 여성 선자 역할을 맡았다. 1900년대 초 한국을 배경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선자의 시각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며, 윤여정은 노년 시절의 선자로 극을 이끈다.
특히 '파친코'는 1,000억 투자 작품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윤여정은 "천억? 남의 돈은 관심 없고, 내가 얼마 받는지가 중요하다"라는 재치 가득 '명언'을 남겨 웃음을 줬다.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냐는 말에는 "모든 촬영이 에피소드"라면서도 "목포 찍고 서울 올라오는데, 군산 동네의 작은 식당에 갔다. 주인이 저쪽 테이블에서 보냈다고 사이다 한 병을 갖고 왔다. 열심히 일하시는 노동자분들 이었다. 너무 울컥해서 울었다. 와인 한 병 보낸 것보다 더 감사했다"라고 전했다.
윤여정은 '파친코'에서 맡은 선자 역을 하며 증조할머니의 인생을 봤다고 밝혔다. 60세가 넘은 뒤로는 매일 자기 전 증조할머니께 "너무 죄송하고 잘못했다"며 기도를 올린다는 그는 뜻밖의 이유로 눈길을 끌었다.
"열 살 때까지 기억하는 증조할머니는 내 생각에 더럽고 비위생적이었다. 그땐 가난했고 전쟁 뒤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증조할머니를 너무 싫어했다"라는 그는 "어느 날 장사익 노래를 듣는데, 증조할머니가 불렀던 게 생각이 났다. 할머니 인생은 우리 아버지가 34세에 돌아가셨으니 하나밖에 없는 손자를 자기가 염을 해서 묻은 거다. 할머니의 남은 생 심정이 어땠을까, 손녀딸이라는 내가 더럽다며 안 좋아했으니. 자면서도 너무 울었다. 그다음부터는 매일 기도한다. 죄송하다고"라고 말했다.
이어 "제일 슬픈 건 우리 할머니 웃는 얼굴이 기억이 안 난다"라며 "'미나리' 찍으면서 알았다. 할머니가 웃을 일이 없었다는 걸. 영혼이라는 게 과학적으로 없다지만 있었으면 좋겠다. 할머니를 한 번 만나 잘못했다고 말하고 싶다. 정말로 사랑과 헌신, 희생으로 우릴 키우신 걸 아니까"라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파친코' 선자 역할을 하면서, 증조할머니 세대 이야기라 생각했다. 이 여자의 용기가 대단했던 것은 결혼한 줄 모르고 한 남자의 아이를 임신했는데 낳겠다고 결심한 용기다. 작품 속 그 여자에게서 증조할머니의 인생을 봤다. 그 여자는 뼈가 부서지도록 일해서 그 식구를 먹여 살렸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오윤주 기자 sop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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