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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 1972년 3월 24일 영화 ‘대부(God Father)’가 개봉됐을 때 후일 세기의 전설이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개봉 첫날 보통보다 훨씬 많은 영화관에서 상영을 시작했는데 9월이 되자 종전 최다 관객을 기록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를 훌쩍 넘어섰다.
‘대부’가 개봉된 후 정확히 50년이 됐다. 반세기가 지난 것이다. 그런데 여전히 할리우드는 ‘대부’를 잊혀진 영화가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있는 현실로 기념하고 있다.
1939년 생인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은 벌써 83세가 됐다. 그가 ‘대부’의 감독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았을 때가 29세 때라고 한다. 코폴라 감독은 처음에는 감독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했다.
코폴라 감독은 50년을 회고하며 ‘베스트셀러였지만 처음에는 무슨 이런 갱 영화가 다 있나 생각했다. 마리오 푸조(작가)가 돈벌이만을 노리고 쓴 대본(potboiler)으로 봤다. 아이들 양육비가 필요해 쓴 것 같았다. 나에게 감독 차례가 온 것도 다른 감독들이 모두 안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며 거절 이유를 밝혔다.
코폴라가 마음을 바꾼 이유는 더 현실적이다. 이 때 동료가 등장한다. 바로 조지 루카스였다. 그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미숙하고도 실험적인 영화 스튜디오 ‘조에트로페(Zoetrope)’는 이미 빚더미에 올라 있었다. 조지 루카스는 코폴라감독에게 ‘그 영화 감독을 맡아 연출료를 받아야 한다. 아니면 우리 스튜디오가 문을 닫게 된다. 세무 당국이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권유한 것이다. 이에 코폴라가 ‘대부’의 감독이 됐다. 조지 루카스는 후일 대작 영화 ‘스타 워즈(Star Wars)’를 만들었다.
‘대부’는 할리우드에 초대형 블록버스터 시대를 열었다. 3년 후 스티븐 스틸버그의 영화 ‘조스’가 박스오피스 신기록을 작성했다.
‘대부’ 이전에는 갱스터 영화가 할리우드에서 참패를 당하고 있었다. 파라마운트가 4년 전에 커크 더글라스를 주연으로 내세워 선보인 ‘형제들(The Brotherhood)’도 폭망했다. ‘대부’의 제작사인 파라마운트는 코폴라 감독에게 흥미로운 보너스를 걸었다. 영화 수입이 5000만 달러를 넘기면 초대형 호화 리무진을 사주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그런데 ’대부‘의 입장 수입은 무려 1억3000만 달러에 달했다.
코폴라는 감독 제안을 받아 들인 후에도 파라마운트와 갈등을 빚었다. 영화 제작 예산이 당초 250만달러에서 2배로 치솟았는데 뉴욕시에서 소설 대로 세트를 재현해 촬영하겠다고 고집을 부렸기 때문이다.
배우 캐스팅은 말론 브란도를 주연으로 한 뒤 무명에 가까웠던 알 파치노를 쓰는 것을 두고 다퉜다.
파라마운트는 알 파치노가 ‘키 크고 잘 생기지 않았다’고 반대했으나 코폴라 감독은 ‘잘 생겼다. 다만 그만의 독특한 얼굴이다’고 주장했다. 파라마운트는 잘못된 배우 선택이라고 했으나 코폴라 감독은 관철시켰다. 결국 ‘대부’는 오스카에서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할리우드 스타의 거리와 아카데미 뮤지엄은 ‘대부’ 50주년 기념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 영화 ‘대부’ 스틸]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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